오는 4월 20대 총선을 앞두고 전국의 읍면동 주민들이 진정한 주민자치권을 요구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어 정치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12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는 전국의 주민자치위원들과 정관계 인사 800여명이 모인 가운데 '주민자치 실질화 대토론회'가 개최됐다.

한국주민자치중앙회(총재 이연숙), 이학재⋅유성엽 의원, 한국자치학회(회장 전상직) 공동주최로 열린 이날 대토론회는 정의화 국회의장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한 많은 정치인들이 대거 참석한데다, 전국에서 모인 주민자치회 대표들이 현장에서 경험하고 있는 문제들에 대한 생생한 목소리가 터져 나오면서 3시간 내내 열띤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이날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축사를 통해 “지방자치시대가 개막된 지 20년이 경과하는 시점에서 지방자치발전위원회의 제안에 따라 주민자치회가 시범 실시되고 있지만 행정중심주의가 완강하게 존재하고 있으며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로 인해 주민자치가 답보상태에 놓여있다”면서 주민자치 실질화 당위성에 공감의 뜻을 전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시도 주민자치회 대표들은 지난 1999년에 도입된 주민자치센터에 대해서 실패한 정책이라고 비판하고, 주민자치위원회도 주민의 대표성이 없는 관치 위원회라 지적했다. 그러면서 그 대안으로 제시된 주민자치회와 관련해 학자들도 짚어내지 못했던 문제를 지적하는 등 성공을 위한 대안들을 제시했다.

토론자들은 또 “주민자치회는 주민의 뜻에 따라 구성되고 주민들의 소통과 친목이 바탕이 되어 생활의 불편을 해소하는 노력들을 주민 스스로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해야 성공할 수 있는데 행정자치부는 주민자치회를 단체장의 영향력 하에 두고 동사무소 사무의 일부를 수행하여 주기 바라고 있다”면서, 주민들의 자발적인 노력을 좌절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토론자로 참석한 한 주민자치회 대표는 “100여년 전에 일본이 식민통치를 위해 써먹던 읍면동 시스템을 유지하면서 주민들의 자율적 참여를 제한하는 구태한 관치를 이어가려는 것은 더 이상 의미가 없다”고 평가하고, “이제 높아진 주민의식을 가진 주민들이 주인이 되는 진정한 주민자치의 시대를 열어가야 하며, 이에 정치인들과 정부관계자들이 그 점을 인식하고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한국자치학회 전상직 회장은 “지역사회의 작은 단위라 할 수 있는 읍면동의 주민자치위원회가 정치적 역량이 없을 때는 자치로 발전되지 못하고 정치에 흡수되고 만다”면서 “주민자치법을 조속히 입법해 주민들이 마을에서 민주시민으로 성장하는 기틀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