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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의 헬조선, 대통령의 웰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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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6.08.26  11:4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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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철웅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우리 헌법 11항이다. 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라고 명시하고 있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알고 있을 사실을 새삼 거론하는 것은 나라의 모양새가 수상한 탓이다.

민주공화국이 아니라 입헌군주국 같다. 권력은 국민이 아니라 청와대의 한 사람에게서 나오는 것 같다. 대통령이니 능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원칙과 절차의 무시가 문제다.

최근의 예가 전기요금 누진제 완화 조치다. ‘전기요금 폭탄때문에 기록적인 폭염에도 국민들이 에어컨을 제대로 켜지 못하면서 촉발된 누진제 개편 요구를 산업통상자원부는 단칼에 잘라버렸다. 그런데 박근혜 대통령이 새누리당 지도부 오찬에서 결정하자 산자부는 찍소리도 않고 주택용 누진제 요금 경감 방안을 내놓았다.

대통령의 말 한 마디에 부처의 입장이 완전히 뒤집혔다. 이것만이 아니다. 대기업 집단 기준(기존 자산총액 5조원) 상향 조정은 검토도 않는다던 공정거래위원회는 박 대통령이 시대에 맞게 바뀌어야라고 언급하자 기준을 10조원으로 올렸다.

설악산 케이블카도 2012년과 2013년 두 차례나 생태계 파괴 우려로 부결됐었으나 박 대통령의 평창 올림픽에 맞춰라는 발언 이후 재추진으로 급선회했다. 사드 배치 장소도 국방부는 성주군민들의 격렬한 반대에도 절대 이전 불가를 외치다 대통령이 3의 장소가능성을 시사하자. “성주군이 요청한다면 검토하겠다고 말을 바꿨다.

이 정도면 어명(御命)’이다. 장관 등 대한민국 관료들은 무엇을 하는 사람들인지 한심하다. 아니면 아니라고 말을 해야 하는 데 시키는 대로 춤을 추는 형국이다.

어쩌면 더욱 한심한 건 국민들이다. 관료들은 무뇌(無腦)도 불사하며 대통령의 비위를 맞추며 권력의 단물이라도 나눠 먹고 있다. 반면 국민들은 그들에게 세금으로 을 주며 호위호식 시켜주고 있으니 말이다.

관료가 아니라 환관을 보는 것 같다면 너무 나간 것일까. 그래서 국민들은 헬조선이라 한탄한다. 박 대통령은 (Hell)조선이 아니라 우긴다. 그럴 수 있다. 말 한마디로 대한민국을 좌지우지 하는 대통령과 그 옆에서 권력을 나누는 사람들에겐 대한민국이 (Well)조선일 것이다. 정승이 배가 불면 머슴 배고픈 줄 모른다고 했다.

여왕폐하라도 좋다. 선정만 베풀면. 그게 안된다. 웰조선 사람들만을 위한 정치 때문이다. 헬조선을 웰조선으로 만들어야 하는 데 헬조선 사람들을 외면하는 형국이다.

박 대통령이 지난 12일 단행한 광복절 특별사면만 해도 그렇다. ‘경제 살리기국민 대통합등을 명분으로 대거 사면·복권 등을 실시했지만 헬조선의 제주도 강정마을 사람들은 없었다. 대신 횡령 115억원·배임 309억원·조세포탈 251억원 등 전형적인 재벌형 범죄로 2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은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있었다. 웰조선 사람이다.

수백억원에 달하는 회삿돈과 세금을 도둑질한 재벌은 특별사면·복권되는 데, 해군기지를 반대하며 법을 어긴 강정주민들은 안되는 이유를 모르겠다. ‘죄질도 아주 다르다. 이재현 회장은 국가를 속였지만 강정주민들은 국가를 위한 일이었다. 국방만이 아니라 지역의 정체성을 지키는 일도 애국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 광복절에 최대의 실수로 국민들의 조롱을 사는 사태도 자초했다. 8.15경축사에서 애국심을 강조하며 안중근 의사께서는 차디찬 하얼빈의 감옥에서 천국에 가서도 우리나라의 회복을 위해 힘쓸 것이라는 유언을 남기셨다고 말했는데, 안 의사가 순국한 곳은 뤼순이기 때문이다. 하얼빈에서 죽은 이는 안 의사가 처단한 이토 히로부미다.

청와대가 뒤늦게 정정하고 나섰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대통령이 설마 모르고 그런 소리 했겠어요? 그래도 명색이 일국의 대통령인데. 이토 히로부미는 하얼빈에서 순국했지요. 일본사람들 입장에서 보면어느 네티즌의 탄식이다.

국가 최고의 경축일에 국가 최고 지도자의 실언으로 국가 최대의 조롱이 발생하는 2016년 대한민국이다. 써준 대로 읽은 대통령이나, 잘못 쓴 참모진이나 그야말로 도찐개찐이다. 국민들이 부끄럽다.

(제주매일 편집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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