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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분권개헌과 지역언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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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1.25  11:2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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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가 누군가에게 들은 ‘세 가지 듣기 좋은 소리’란 이야기가 있다. 제 논에 물 들어가는 소리, 식솔들 밥 먹는 소리, 자식들 글 읽는 소리가 듣기 좋은 세 소리라는 것이다.

옛날에는 농업이 가장 중요한 산업기반이었으니 자기 논에 물들어가는 ‘쫄쫄쫄’ 소리가 듣기 나쁠 리 없을 것이고, 보릿고개다 뭐다 어렵게 살 때 가족들이 둘러 앉아 ‘냠냠 쩝쩝’거리는 소리 역시 흐뭇해지는 소리였을 것이다. 특히, 어린 자녀가 큰 목소리로 ‘하늘 천 따지’를 외는 소리는 가장 듣기 좋은 소리라는 것이 그 얘기의 골자였다.

엉뚱하게 옛이야기를 먼저 끄집어낸 이유는, ‘세 가지 듣기 좋은 소리’에서 ‘네 가지 듣기 좋은 소리’로 한 개를 더 늘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는 ‘지방분권개헌 국회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서 광주 부산 대구 대전 전주 춘천 청주 충주 등등 전국 방방곡곡에서 참여한 지방분권 개헌론자 300여명은 한 목소리로 지방분권개헌을 외쳤다.

우리나라는 이념적으로, 지역적으로, 세대별로.... 갈기갈기 찢어진 사회다. 어떤 주제로도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것이 오늘날 우리가 목도하는 대한민국이다. 하지만 이날 ‘지방분권개헌 국회 결의대회’ 참석자들은 출신지와 상관없이 모두 열열이 지방분권개헌을 요구했다.

문득, 출신도 성별도 성향도 다른 많은 사람들이 한 목소리로 동일한 말을 외치는 것도 듣기 좋은 소리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마치 2002년 서울월드컵 때 국민 모두가 “대~한민국”을 외쳤던 것처럼 말이다.

‘네 가지’ 듣기 좋은 소리

이날 행사를 주최·주관·후원한 단체들 중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지방분권개헌국민행동, 전국지방분권협의회, 전국지방신문협의회, 한국지방신문협회, 한국지역언론인클럽, 지역방송협의회는 행사 이후 국회의원회관에서 별도로 모여 향후 정치권에 지방분권개헌을 더욱 더 강하게 요구하기 위한 방법론을 놓고 이야기를 나눴다.

참석자들은 ‘촛불 정국’이 만들어낸 조기대선 국면이 그동안 외롭게, 하지만 줄기차게 주창해왔던 지방분권개헌을 실질적으로 이룰 수 있는 결정적 호기라는데 인식을 같이 했다. 그러면서 가칭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라는 단일 조직을 구성, 지방분권개헌 문제와 관련한 향후 대응방안을 적극적이며 신속하게 마련키로 했다.

물론, 앞으로도 지방분권개헌을 이뤄내기 위해 넘어야 할 산은 많다. 특히 개헌문제는 당장 이뤄질 것 같다가도, 없던 일처럼 소멸돼버린 적이 한 두 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필자는 ‘지방분권개헌국민회의’ 참여 단체 가운데 지방언론 관련 단체가 4개나 된다는데 주목한다. 그동안 지방신문과 지역방송은 한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전국지방신문협의회(전신협)와 한국지방신문협회(한신협) 역시 상당부분 편치 않은 경쟁적 관계를 유지하는 경향이 강했다. 또 지방신문사 사장들의 모임인 전신협·한신협과 달리 한국지역언론인클럽은 주로 부장급 이상 중견언론인들의 모임이란 차이도 존재한다.

그러던 이들 지방 4개 언론단체들이 기존의 차이를 극복하고 ‘지방분권개헌’의 기치 아래 하나로 모인 것은 의미있는 일이 아닐 수 없다. 아마도 현재 드러나고 있는 여러 국가적 적폐들이 결국 현행 국가운영방식으로는 무엇하나 제대로 해결할 수 없다는 사실을 이들이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지역언론 4개 단체 함께 모여

지역언론사들은 권력집중이 경제력 집중을 가져오고 지역격차, 기업격차, 소득격차를 불러와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사실, 권력집중은 대통령을 비롯한 정권실세와 관피아로 대표되는 파워엘리트 집단, 경제력을 초집중한 재벌집단을 서로 유착하게 만들었고 국민의 이해보다는 권력집단의 이해를 우선하는 국가운영을 가져왔다.

지역언론인들은 또 주권자인 국민이 통치의 대상이 아니라 나라의 통치권자임을 명확히 하는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다. 국민이 개헌과 법률 발안권, 투표권을 가져야 하며, 국민들이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대한 자치권을 가져야 한다는 점도 분명히 알고 있다.

따라서 지역언론사와 지역언론인들은 권력을 움켜쥐고 있는 중앙에 지방분권을 요구하는 주도세력이 돼야 하는 것이 시대의 사명이다.

지역언론은 외쳐야 한다. 국민이 입법, 사법, 행정을 통제할 수 있는 지방분권을 헌법에 구체화하라고 외쳐야 한다. 여야 정치권은 단순히 정권 창출의 관점에서 벗어나 국민주권을 강화하는 개헌에 합의해야 하며, 국민주권을 실현하는 지방분권개헌을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하라고 외쳐야 한다.

국민들이 일상생활 속에서 주권자로서의 권한을 행사하고 이 권한의 일부를 지방정부로 위임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것이 지방분권개헌이라는 것을 지역언론사와 지역언론인들은 더 뜨겁게 한 목소리로 외쳐야 한다.

/jskim@kj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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