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균형발전정책 국정 후순위로 밀리나
손균근 기자  |  ikksho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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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8.02.08  15:3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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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균근 서울경제부장

기대가 너무 컸을까. 정부가 지난 1일 내놓은 ‘문재인 정부 국가균형발전 비전과 전략’(비전과 전략)을 몇 번이나 훑었다. 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은 이 것’이라는 답을 얻기 어려웠다. 문재인 정부가 추진할 국가균형발전 정책의 앞 날을 그려보는 것도 쉽지 않았다. 총 37쪽으로 된 이 발표문은 어느 정부에서 본 듯한 ‘기시감’의 연속이었다. 말미에 담긴 국가균형발전의 헌법적 가치 강화와 국가균형발전특별법(균특법) 개정을 통한 균형발전 지원체계 재정립 등이 눈이 띄는 정도였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부의 확고한 의지를 담지 못했다. ‘헌법적 가치 강화’에는 ‘개헌 시 헌법 전문, 경제부문 등 규정에 국가의 균형발전시책 의무 강화, 균형발전 방향 구체화 등 반영 검토’가 짤막하게 명시됐다. 균특법 개정은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지역위)의 명칭을 복원하고 위상을 강화하는 수준에 그쳤다.

 정부는 비전과 전략 도입부에서 전 국토의 12%인 수도권에 인구의 50%, 1000대 기업 본사의 74%가 밀집된 상황에서 중앙 집권적 국가운영 방식을 지속하면 지방소멸 등 당면과제를 해결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전문가 T/F 회의 및 워크숍 20여 회, 지자체 권역별 토론회 및 의견 청취 총 8회, 국민제안 공모와 대국민 인식조사를 통해 의견을 수렴했다고 적시했다. 이 정부가 짜낼 수 있는 모든 국가균형발전 정책을 담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하지만 3개 항목으로 나눠 3개씩 제시된 전략별 내용은 일일이 언급하기도 민망한 수준이다. 정확히 표현하면 과거 보수정부와 문재인 정부의 균형발전 전략의 차별성을 찾기가 어려웠다. 국정철학과 비전은 정책의 실행을 통해 완성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확고한 국정철학을 혁신도시와 행정수도 이전이라는 구체적인 정책으로 실행했다. 균특법이 만들어졌고 지역위가 지금까지 존속하고 있다. 혁신도시와 세종시는 노 전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국민적 열망을 담아낸 증거이자 상징이다.
 그래서 국가균형발전과 자치분권은 노무현 정부의 혁신도시와 세종시를 빼고 논하기가 어렵다. 보수정권이 이런저런 이유로 균형발전정책을 국정의 후순위로 미룬 것도 노 전 대통령의 국정성과를 인정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녹아있었다고 본다.
 문재인 정부는 노 전 대통령이 ‘황소 고집’으로 지켜낸 혁신도시 발전전략을 ‘혁신도시 시즌2’로 명명했다. ‘전략3[산업] 일자리가 생겨나는 지역혁신’에는 이전 공공기관의 지역발전 선도 등 5개 정책이 제시됐다. 혁신도시를 스마트 도시로 조성하고 클러스터에 대학과 연구소를 이전하는 정책은 새로울 것도 없다. 혁신클러스터에 인센티브로 기업유치를 활성화하겠다는 것도 공허하다. 모두 전 정부에서 추진하던 내용이지만 구체안은 이번에도 빠졌다. 마지막에 시·도가 혁신도시별 발전계획을 수립하는 등의 추진체계 재정비가 새롭게 추가됐는데, 이 것도 전 정부에서 논의돼온 내용이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어디 있나’라고 항변할 지 모르지만 혁신도시의 최종적 목표에 대한 이해가 모자랐거나 의지의 부족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수도권에 남아있거나 새로 생긴 공공기관들의 혁신도시 추가 이전 계획을 포함해야 했다. 혁신도시가 해당 지역의 ‘강남’이 아니라 지역의 성장동력으로 기능할 수 있도록 정부차원의 단호하고 분명한 목표와 실행계획이 제시돼야 했다. 혁신도시별로 언제까지 어느 정도의 기업을 유치하고 창업을 실현할 것인지 구체적인 목표를 담아야 했다. 정부가 균형발전 정책의 새 가치로 내건 분권, 포용, 혁신은 구체적인 정책실행계획을 짜더라도 될까 말까한 난제이다. 준비가 덜 된 비전과 전략으로 보이는 이유이다. 아니면 이 정부도 국가균형발전정책을 과거정부처럼 ‘차츰, 천천히, 추가로’ 해도 되는 국정의 후순위로 미루고 있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일 국가균형발전 비전 선포식에서 “고용보험 신규가입자의 61%가 수도권에 분포되어 있고, 개인 신용카드 사용액의 81%가 수도권에서 발생하고 있다. 중앙집권적 국가운영 방식도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현실적 한계를 뛰어넘겠다는 철학과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비전과 전략은 문 대통령이 지적한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 균형발전정책에서 낙제점을 면하려면 추가계획부터 세워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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