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26일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석한 가운데 '반쪽' 본회의를 개최했지만 예정됐던 90개 안건 처리 없이 산회했다.

　이날 오후 3시 개회된 본회의는 재적 의원 300명 가운데 153명의 새누리당 의원이 참석해 의결 정족수를 넘기며 법률안 처리 요건을 갖췄다.

　그러나 정의화 국회의장은 본회의 개회 이후 9분만에 30일 본회의를 재소집하기로 하면서 산회를 선포했다.

　이에 따라 이날 본회의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제외한 90여 개의 계류 법안을 분리 처리해 식물국회 상태인 정기국회를 정상화하려는 여당의 시도는 무산됐다.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는 정 의장이 의사일정을 재조정한 것과 관련, 본회의 직후 열린 긴급 의원총회에서 본회의 무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원내대표 사퇴 의사를 전격 표명했지만 김무성 대표가 반려를 제안했고, 참석 의원들이 박수로 이 원내대표에 대한 재신임 의사를 밝혔다.

　여야 정치권은 26일 국회 본회의가 법안 처리 없이 산회되고, 정 의장이 30일 본회의 재소집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엇갈린 입장을 내놨다.

　새누리당 박대출 대변인은 "야당은 두 번 연속 합의를 지키지 않고 있고 국회의장은 약속을 파기 했다"며 "국회의장의 기습적인 산회 선포는 국민들에게 한 약속을 지킬 것으로 철석 같이 믿고 있던 국회의원들에 대한 배신이자 폭거"라고 성토했다.

　반면 새정치민주연합 김영근 대변인은 "국회의장이 중심을 잡고 국회 선진화법에 반하는 나쁜 선례를 만들지 않겠다는 일단의 의지를 표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새누리당은 30일 본회의 소집이 예정된 만큼 세월호 특별법 협의에 진정성을 갖고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