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새누리당이 마련한 지방자치 '쇄신안'이 정당공천제 유지 물타기용으로 알려지면서 6월 지선을 앞두고 중앙과 지방 정치권이 정면 충돌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 이한구 당헌-당규개정특별위원장은 이날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지방선거를 지방정치, 지방행정 쇄신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지방자치제도가 드러낸 각종 문제점을 개선한 뒤 새로운 인물을 뽑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선에 앞서 현행 3연임인 시도지사 임기를 2연임으로 축소하고, 특별·광역시의 기초의회(구의회)를 폐지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위원장은 "교육감 선거도 돈이 많이 들고 후유증도 심하다"며 칼질을 예고했다. 

　시도지사와 교육감의 러닝 메이트제 등이 검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위는 이런 내용을 조만간 당 지도부에 보고하고, 여야 간 협상을 위해 국회 지방행정개선특위 구성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현역 시도지사가 최장 12년까지 재임하며 '소통령'으로 군림하면서 인사 폐단과 재정 부실 등 문제점이 적지 않았다.

　기초의회 역시 단체장에 대한 견제와 감시 대신 당적에 따라 파당을 만들고, 당이 다른 단체장의 발목을 잡는 행태도 있었다.

　교육감 선거 역시 '로또 선거'라는 이름을 얻을 정도로 기호순에 따라 승패가 갈리고, 후보에 대한 정보도 없어 '깜깜이 투표'가 이뤄지면서 쇄신 목소리가 높았다.

　하지만 새누리당이 그동안 손 놓고 있다가 지선을 불과 5개월 앞두고 지선 열기가 뜨거워지는 시점에 소위 지방자치 '쇄신안'을 내놓자 전국시도지사협의회 등 지방 4단체와 시민단체들은 배경에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최근들어 지방자치 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했던 '기초선거의 정당공천'에 대한 폐지 여론이 높아지자 중앙 정치권은 수세에 몰렸다.

　2012년 대선에서 박근혜 대통령을 포함해 여야 주요 후보들은 폐지를 공약했고, 새해들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도 폐지를 지지하는 응답이 56%로 높게 나타났다.

　그러나 여야 정치권은 지역구를 관리하는데 필요한 돈과 조직의 조달창구인 '공천'이라는 기득권 포기에 난색을 표해왔다.

　국회에서 마련됐던 정당공천 관련, 간담회와 공청회 등은 모두 '공천 유지'에 무게를 두면서 지역의 목소리를 무력화하는데 나팔수 역할을 해왔다.

　민주당도 당론으로는 공천폐지에 찬성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여당의 공천유지 기류에 편승하고 있다는게 정치권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런 시점에 여당의 지방자치 '쇄신안'은 잠정 결정한 '정당공천 유지'에 대한 반발을 의식한 물타기용으로 평가되면서 중앙과 지방 정치권의 충돌을 예고하고 있다.

　김인배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장은 "한마디로 정당공천 폐지여론을 모면하기 위한 꼼수이자, 지방자치 말살정책"이라며 "지방 4개 단체와 연대해 강력하게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강원도민일보/남궁창성 cometsp@kado.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