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발 '무상복지' 폭탄으로 중앙정부는 물론 지방정부도 심각한 재정난을 앓고 있는 가운데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세수를 챙기기 위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지방정부와 지방정부간 대립이 이전투구 양상을 보이며 갈등이 확대되고 있다.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대표회장 조충훈 순천시장)는 25일 담뱃값 인상과 관련, 중앙정부가 국세인 개별소비세 신설을 추진하는데 이어 시도도 지방세인 '소방안전세' 신설을 추진하는데 대해 주민복지를 외면하는 처사라고 비판하고 나섰다.

　담배소비세는 1985년 농지세를 감소시키며 지방재정의 보전 수단으로 설치한 시군 고유세다.

　하지만 보건복지부는 지난 9월 범정부 차원의 금연 종합대책을 발표하면서 내년 1월1일부터 담배가격을 현행 2500원 기준으로 2000원 인상하고, 국세인 개별소비세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놓고 시군구가 반발하는 가운데 시도는 지난 20일 담배세제 개편을 통한 소방재정 확충의 일환으로 1조원 규모의 소방안전세 신설을 건의하고 나섰다.

　시도는 담배에 의한 화재발생 원인에 대한 원인자 부담 원칙을 실현하기 위해 소방안전세 신설이 필요하다는 논리다.

　그러나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는 이날 '담뱃값 인상분의 기초자치단체 세수 귀속을 위한 공동성명서'를 내고 "시도지사가 발표한 소방안전세 신설안은 광역 시도의 고유사무인 소방사무에 대한 재원부담을 시군에 떠 넘기는 것으로 시군의 고유 세원인 담배소비세에 대한 명백한 침해이며, 중앙정부의 개별소비세 신설과 동일한 행태"라고 비판했다.

　또 대안으로 시군의 어려운 재정상황을 해결하기 위해 현행 담배가격 과세 항목과 동일하게 세수체계를 유지하여 담배값을 인상하는 것이 최선책이라고 밝혔다.

　기초연금과 무상보육 등 정치권발 '무상복지' 폭탄으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재정난을 앓고 있는 가운데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중앙과 시도가 각각 국세와 지방세 신설을 추진하고, 시군구는 자체 고유세인 현행 체제 고수를 주장하며 대립이 확산되고 있다.

　한국지방세연구원 김필헌 연구위원은 "담배가격 인상을 빌미로 중앙정부가 국세를 신설하면서 촉발된 중앙과 지방, 지방과 지방간 세수확보 경쟁이 이전투구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담배가격 인상 취지와 지방정부의 재정난을 고려해 중앙정부가 개별소비세 신설 방침을 철회하는게 마땅하다"고 말했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