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입가경(漸入佳境)이다.

　'정윤회 등 십상시(十常侍) 국정농단' 의혹을 둘러싼 당사자들의 물고 물리는 의혹 제기가 이어지면서 막후 실세간 권력 암투설이 점차 실체를 드러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일 이번 의혹제기를 '청와대 문거유출'이라는 국기문란 사건으로 규정하고, 검찰에 실체적 진실 규명을 지시했다.

　이 지시가 검찰의 수사 범위를 제한했다는 문제 제기가 나온 가운데 '정윤회 등의 국정농단' 문건 작성 당시 '감시견'을 자부하다 중도에 경질된 조응천 전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이 '문고리 권력'의 인사 개입을 새롭게 주장하고 나서 파장이 확산되고 있다.

　문건유출 사건이후 정씨와 문고리 비서관 3인방은 청와대의 검찰수사 의뢰를 기점으로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해당 문건의 내용은 사실이 아니라고 일제히 주장하고 나섰다.

　정씨는 2일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물론 3인 측근 비서관들과는 아무런 연락이 없다. 10인이 회동해 국정을 논의하고 인사 등에 개입했다는 것은 완전한 낭설"이라고 했다.

　비서관 3인방 중 한 명인 정호성 제1부속비서관도 "팩트는 빵(0) 퍼센트다"라고 의혹을 부인했다.

　그러나 조 전 비서관은 이날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씨가 이 총무비서관과 지난 4월 연락을 취한 사실을 공개하는 등 정면 반박하고 나섰다.

　조 전 비서관은 4월10∼11일 청와대 공용 휴대전화로 모르는 번호의 전화가 왔고, 이후 "정윤회입니다. 통화를 하고 싶습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또 "4월11일 퇴근길에 이재만 총무비서관이 전화를 걸어와 '(정윤회씨) 전화를 좀 받으시죠'라고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이어 "정씨의 전화를 받지 않은 그 다음주 화요일(4월15일) 홍경식 민정수석이 갑자기 불러 갔더니 '그동안 수고했다'며 그만두라고 하더라"고 주장하는 등 '정윤회 문건'과 자신의 사퇴가 연관돼 있음을 시사했다.

　조 전 비서관은 문건 신빙성에 대해 "6할 이상이라고 본다. (문건의 작성자인) 박모 경정이 작문(作文)했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 "나는 워치 도그(watchdog 감시견)다. 위험을 보면 짖는게 임무였고, 그 임무에 충실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안봉근 제2부속비서관을 겨냥, 제2부속실의 경찰인사 개입 의혹까지 제기했다.

　양측간 물고 물리는 의혹 제기와 의혹 부인이 반복되면서 검찰 수사와 내부 고발 등을 통해 설왕설래했던 비선라인의 국정농단 의혹의 실체가 사실로 드러날지, 아니면 거짓으로 판명될지 주목된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