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정부가 발표한 국가-지자체 간 재정 재정립 방안은 양측간 지속 가능한 재정체계 수립의 기본방향을 수립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특히 국가의 제도개선, 지자체의 자구노력, 국가-지자체 간 원활한 소통을 통한 상생발전 등 3대 축을 기본으로 세입, 세출, 제도 전 분야에 대한 개혁의 방향성과 제도개선 과제를 마련한 것은 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양측 간 재정 재정립 방안은 기획재정부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 중앙의 논리를 대표하는 정부와 연구원이 주도하면서 지방의 목소리가 빠졌다는 점에서 총론에 대한 공감에도 불구하고, 각론에서는 다양한 이견이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우선 1960년대 이후 50년간 고착됐던 지방 교부세 기준을 저출산과 고령화 등 우리 사회의 환경변화를 반영해 교부세 측정항목에 노인인구 등을 반영하고 지자체의 자체 세입확대 노력 비중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지방재정 전문가들은 복지재정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는데도 10년 이상 고정돼 있는 지방교부세율은 그대로 둔채 교부세 지급기준만 일부 개선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에 설치되는 국고보조금 컨트럴 타워도 논란이 예상된다.

　중앙정부는 국고보조금 운영의 효율화를 위해 기재부에 '국고보조금 관리위원회'를 설치해 유사 중복 사업 및 소액 다수 사업은 통폐합하고 보조금 평가단의 권고에 따라 불필요한 사업은 폐지하겠다는 구상이다.

　하지만 이는 '하향식 재정통제'라는 점에서 지방자치에 역행하고, 중앙정부의 지방정부 통제수단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지자체의 국가 보조금 사업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도 지극히 중앙정부 중심적이라는 비판이다.

　일부 지자체의 무분별한 경전철 도입, 무리한 국제행사 유치 등은 비판받아 마땅하지만 중앙의 4대강 사업과 같은 국가단위의 비효율성에 대해서는 눈을 감고 지자체의 문제점을 침소봉대해 재정통제를 하려는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지방재정에 시도의 교육재정을 통합하는 문제도 교육감 직선제 폐지 움직임과 관련해 '진보교육감'에 대한 견제라는 시각도 없지 않다.

　아울러 국가와 지방사무 배분과 관련해서도 이날 회의에서는 국가가 일정 부분에 대해 재원을 분담할 경우 지자체의 사업 집행에 대한 관리, 감독 책임이 있다는 입장을 밝혀 향후 사무배분과 재원배분 기준을 놓고도 국가-지자체 간 갈등을 예고하고 있다.

　특별교부세에 대해서도 사전, 사후 관리를 강화할 예정이어서 국가-지자체 간 재정 재정립 방안이 하향식 통제 강화에 무게가 실리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