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는 3일 오후 본회의를 열어 논란이 돼온 '김영란법(부정 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을 통과시켰다. 이에 따라 공직사회는 물론이고 민간분야에도 커다란 변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그러나 김영란법은 부정부패와 청탁근절이라는 취지에도 형평성과 과잉·위헌 논란 등이 일고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이날 통과된 김영란법은 공포 후 1년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내년 9월 중순께부터 시행된다. 법안은 표결에서 재석 의원 247명 중 찬성 226명, 반대 4명, 기권 17명으로 가결됐다. 반대의원은 안홍준 권성동 김용남 김종훈 의원이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 직무 관련성에 상관없이 공직자와 언론인·사학재단 이사진을 포함한 교원까지 100만 원 초과 금품 수수 시 처벌이 가능해진다. 본회의에 앞서 열린 법사위 전체회의에서는 사립학교 재단 이사장과 이사를 김영란법의 적용을 받는 공직자 범위에 포함했다.

 

하지만 '김영란법'은 벌써부터 형평성 논란 등이 일고 있어 여진이 만만찮을 전망이다. 먼저 언론사 임직원 등 민간영역을 포함하면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을 받는 공공·공익기관과 시민단체를 제외한 것을 놓고 잡음이 일고 있다.

 

공무원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부산지역 한 부구청장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고 너무 이상적인 법이기 때문에 오히려 국민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법이 될까 봐 걱정된다"며 "취지가 좋아서 반대할 수 없지만 얼마나 올바르게 집행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문제"라고 주장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인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2월 국회 처리 약속을 지킨 건 다행"이라면서도 "위헌적이고 법치주의에 반하는 요소를 다분히 안고 있는 걸 알면서도 인기영합주의(포퓰리즘)에 꽂혀 속수무책으로 합의한 '졸렬입법'으로 부작용이 속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아동학대 예방을 위해 어린이집 CC(폐쇄회로)TV 설치를 의무화하는 내용의 영유아보육법 개정안은 이날 본회의에서 의결 정족수인 출석의원 과반수 찬성 미달로 부결됐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