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지방자치발전특별위원회(위원장 원유철) 28일 전체회의를 열어 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로부터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을 청취했다.

특위는 또 전국 시·도지사협의회(회장 이시종 충북지사)와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회장 염태영 수원시장)로부터 종합계획에 대한 의견도 수렴했다.

'지방자치발전 종합계획'에는 특·광역시 자치구·군의 기능개편(서울 구청장을 제외한 임명제, 기초의회는 폐지)와 자치경찰제 도입, 지방재정 지원, 지방권한 이양, 대도시 특례제도 개선(50만 이상→특례시, 100만 이상→특정시), 교육자치와 지방자치 연계·통합(교육감 선출방식 개선)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시·도지사협의회와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등은 이날 자치구 의회 폐지와 교육감 선출방식 개선 등과 관련해 "지방자치를 후퇴시키고 중앙집권적 구조로 회귀하는 결정"이라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전국시·도지사협의회장 자격으로 참석해 "자치구 폐지 논의는 중앙집권적 사고 방식에 해당되는 것으로, 문제가 있다면 이를 개선하는 쪽으로 노력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이어 "지자체는 국가~시·도~시·군·구~읍·면·동으로 하향하는 것이 원칙임에도 자치구 기능을 없애고 시·군으로 상향조정 한다는 것은 현재 읍·면·동 단위 주민자치센터를 강화하고 있는 논리와도 맞지 않는다"고 역설했다.

이 지사는 또 "지방자치발전위가 지방분권과 지방행정체제 개편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두가지 모두 균형있게 논의해야 하지만 지방분권에는 소극적이고 지방행정체제개편에만 몰두하다 보니 혼란이 발생하고 있다"면서 "가급적 (논의를) 지방분권 위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특히 "(시·도지사들은) 자치단체장이라기보다 충청도에서 근무하는 '국가 충청청장'의 역할을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국가의 법률, 시행령, 규칙, 훈령, 지침, 예규, 고시 등 지방에 대한 통제가 강화된 신중앙집권화의 경향이 있다"고 꼬집었다.

자치경찰제 도입에 대해 이 지사는 "기초단위로 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면서 "소방이 현재 광역 개념으로 운영되고 있는데 자치경찰을 광역이 아닌 기초로 한다는 것은 (소방과 비교했을 때)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 지사는 소규모 행정구역 편입 자율 결정제도 도입 문제에 대해서도 "시·도지방경제조정위원회에서 읍·면단위 마을을 다른 시·군에 편입시키는 것을 해당 시·군의회 의결을 거치도록 되어 있으나 소규모 1~2개 마을은 주민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방법이 도입돼야 한다" 주장했다.

지방특별행정기관 사무 통·폐합 등에 대해선 "특별지방행정기관 정비도 현재 사무의 일부를 지자체에 위임하고 있으나 기관 전체를 이양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각종 경제관련 특별 행정기관들을 분화시키지 말고 일괄 이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 지사는 국고보조사업과 관련, "국가가 일방적으로 결정하고 지방비 비율을 많이 증액시키는 것은 문제가 많다"고 지방재정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등 현 '지방자치발전종합계획'에 대해 지방에서 느끼는 현실적인 문제점을 조목조목 따졌다.

김성호 / 서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