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이 패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중앙집권 탈피, 통합의 자치기반 만들 것”

장병완 국민의당 정책위의장은 3월 22일 “글로벌시대와 통일 미래에 대비한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정부 조직에 ‘국토균형발전청’(가칭)을 설립해 자치분권을 통한 균형발전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장 정책위의장은 이날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 회장 김진수 광주매일신문 서울본부장)이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토론회에 참석해 “박근혜 대통령도 대선공약으로 ‘지역균형발전 정책으로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줄여 모두가 행복한 100% 대한민국을 만들겠다’고 밝혔지만 현재는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가 더 커지고 모두가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장 의장은 “우리나라 헌법은 ‘국가는 균형 있는 국토개발과 이용을 위한 계획을 수립’(제120조 2항)하고 ‘지역 간의 균형 있는 발전을 위하여 지역경제를 육성할 의무를 진다’(제123조 2항)고 천명하고 있다”면서 “국가간 경쟁에서 지방과 도시간 경쟁의 시대로 변화하는 추세에 따라 미래 신성장 동력은 지방분권을 통한 국토균형발전에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부의 정식 조직으로 ‘국토균형발전청’을 설립한 뒤 이를 통해 중앙과 지역의 역할분담으로 자치분권을 통한 균형발전을 확대해야 한다”면서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해소를 위한 정책과제로는 지역발전을 위한 미래산업정책 추진, 공공기관 및 대기업·금융 등 수도권에 과도하게 집중되어 있는 기능의 지방이전 촉진, 지방재정 조정, 지역재생사업, 지방대학 육성 등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장 정책위의장은 특히 “중앙과 지방의 관계에 대한 국민의당의 입장은 통합의 대한민국 자치기반을 만든다는 것이다. 중앙집권 일변도는 통일한국, 국민통합을 저해한다. 지방분권에 의한 지역발전을 촉진하는 것이 지방자치의 토대를 만드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이명박 정부 보다 더 중앙집권적이다. 그러다보니 대북 강경정책 일변으로 진행이 되고 있다. 이것이 장기적으로 한반도 통일 측면에서 도움이 될 것인가에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 김진수 KLJC 회장이 토론회에 앞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그러나 그는 “지방자치의 부작용도 우리가 간과해서는 안 된다. 현재 지방자치단체장의 권한이 지나치게 비대화돼 있다”면서 “내가 경험한 바에 의하면 지방의회는 집행부의 들러리로 전락해 있다. 깨어있는 몇몇 의원들은 본연의 의무인 견제역할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 집행부의 들러리에 그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지자체장들의 비대해진 무소불위 권한에 대한 통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날 토론자로 나선 강병운 전남매일 서울정치부장은 “선거가 오늘로 딱 22일 남았지만 국민의당을 포함한 주요 정당들의 지역공약은 미흡하다”면서 “특히 수도권규제완화는 또 다른 중앙집권적 패권주의일 수 있는데, 문제에 대해 너무 간과하고 있는 것 같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장 정책위의장은 “박근혜 정부 들어와서 나온 지역발전을 위한 제도가 도시첨단사업단지다”면서 “전국 산업단지가 많이 지정돼 있지만 기업들이 쉽게 투자할 수 있도록 적게는 4~5만평, 많게는 17만평 정도 지정됐는데, 전국 12개 지역 중 그나마 지난해 제대로 추진되고 있는 곳은 광주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역의 발전을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 전국의 창조경제혁신센터 잘 활용되고 있나. 20억씩 축포나 쐈지 기업들이 지역들에 실질적인 지원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정부의 고민이 없다”고 지적했다. 장 의장은 “현실적으로 대통령의 관심이 법령보다 더 큰 영향력을 미친다”면서 “수도권규제완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각 지역에서 규제를 없애는 것은 물론 이전기업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를 도입하는 등 필요한 조치들을 선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철웅 제주매일 편집국장은 “국민의당이 제시한 건강한 지방화의 과제에서 지자체의 문제, 방만한 재정집행, 줄세우기에 대한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는 주장에 공감하지만 어찌 보면 이것도 중앙적인 시각이 아닌가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지방에서 중앙을 바라볼 때 지방화의 걸림돌은 바로 중앙의 관료주의”라고 꼬집었다.

▲ 천만호 전국시군자치구의회의장협의회 회장이 축사를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장 의장은 “예컨대 기재부의 갑질문제는 부처는 부처대로 공공기관은 공공기관대로 지자체는 지자체대로 불만 없는 곳이 없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기재부에서 사무관부터 장관까지 해봐서 잘 아는데 우리가 젊은 사무관 시절부터 정치적으로 독립되고 부당한 요구가 있을 때 부당한 요구를 거절해야한다고 교육받고 자랐다”면서 “기재부가 특정한 사안에 대해 반대하는 이유는 대표적으로 2가지이다. 하나는 재원이 너무나 많이 소요되는 사업에 대해 국가 차원의 재원이 없어서 반대하는 것이고 하나는 국가 전체적인 시각, 한쪽만 볼 것이 아니라 전 부처적으로 보면 문제될 때 반대하는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성호 중부매일 서울정치부장은 “분권형 개헌 문제에 대한 국민의당이 입장은 무엇인가”를 물은 뒤 “기초선거 정당 공천폐지, 지방의원에 대한 보좌관 문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 등은 해묵은 과제다. 이런 문제들에 대한 국민의당의 명확한 입장을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장 의장은 “당의 전략적 고려를 제외한다면 분권형 개헌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현재의 지방자치가 여러 가지로 아직 미흡하지만, 전체적으로 지방자치에 대한 헌법 차원의 방향성을 정립하고 장기적으로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서 분권형 개헌 자체는 필요하다”면서 “ 수도권 국회의원들이 많아지는 것은 자방자치 측면에서 보면 독이다. 이번 국회의원 선거구획정이 헌재에서 단순히 인구로만 결정 내려 수도권 국회의원 수가 늘어난 반면, 지역 국회의원 수는 줄었기 때문에 결국 지방의 정치력을 약화시킨 것이다. 지방자치의 방향성을 설정하기 위해서 일부 헌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방의원 유급보좌관 문제와 관련 장 의장은 “현재 국회의원 유급보좌관의 경우, 의원종속적이다. 임명과 해임이 국회의원에게 있다는 말이다. 이와 달리 지방의회는 의원이 아닌 의회 종속적으로 만들어 지방의원이 마음대로 임명과 해임할 수 없도록 해야한다”는 의견을 내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