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소속 지방자치발전위원회(위원장 심대평)가 중앙권한 사무를 지방자치단체에 일괄적으로 이양하는 것을 목표로 '지방일괄이양법'을 마련했으나, 정작 법안을 심의해야 할 국회에 '지방자치' 관련 위원회가 없어 국회가 지방문제에 관심이 없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17일 정치권과 지방자치발전위원회 등에 따르면 정부는 중앙권한 사무를 단계적으로 지방에 넘겨 국가사무와 자치사무의 비율을 OECD 수준인 6대 4 정도로 맞출 계획이지만, 자치사무로 분류된 기존 1만6000여 건 중 9000여 건이 관련법의 국회통과 지연 등으로 지방에 이양되지 못하고 있다.

  

▲ 국회 본회의장 <자료사진>

　이에 따라 지방차지발전위는 정부가 '자치사무'로 분류해 지방에 단계적으로 넘겨야 할 총 9000 건에 달하는 중앙권한 사무 중 우선 1차로 1000여 건을 지방자치단체에 일괄적으로 이양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원회는 권한이양과 동시에 재정도 함께 내려 보낸다는 계획이다.

　위원회는 현재 21개 정부부처와 기관에 흩어진 정부 소관업무(국가사무·자치사무·지방위임사무·기관위임사무 등)를 정리하는 작업을 하고 있는데 1000여 건의 중앙권한 사무를 지방에 넘기기 위해서는 관련 법안 156건을 먼저 정비해야 할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위원회는 156건의 관련 법안을 일일이 국회 16개 소관 상임위에 제출해 처리하는 방식으로는 단기간 내에 권한이양이 불가능하다고 보고, 대안으로 '지방일괄이양법'을 마련 중이다. 

　위원회가 이양할 자치사무를 패키지식으로 마련한 후 국회 상임위 대신 특위에서 일괄 처리한다는 취지이다.

　이에 따라 19대 국회에서 '지방일괄이양법' 처리를 위한 가칭 '지방자치특별위원회' 구성이 시급한 실정이지만 현재 국회는 6월 지방선거와 기초선거 정당 공천 문제 등 정치현안에 발목이 잡혀 '지방자치특별위원회' 구성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

　권경석 지방자치발전위 부위원장은 "지방자치 과제의 핵심은 권한이양"이라며 "1000 개 정도의 중앙사무를 내려 보내기 위해서는 손 봐야할 법안이 수백 개나 된다. 법령 조문 하나 하나를 검토하며 고쳐야 하는데, 관련 법안이 16개 국회 상임위에 흩어지면 일의 추진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따라서 국회에 '지방자치특위'가 구성되지 않으면 만사가 허사다. 19대 국회에 11개 특위가 구성돼 있지만, '지방'자가 들어간 특위는 하나도 없다. 지방과제가 너무나 많은데도 국회에 논의의 장이 없다. 이는 지방홀대요, 지방무시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국회 내 지방자치특위의 구성은 여야 원내대표만 합의하면 되는 문제"라며 "2월 임시국회에서 논의될 경우 빠르면 4월에는 권한 이양 및 재정 일괄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는 지난 14일 신년 기자회견에서 민주당 등에 국회 지방자치발전특별위원회 신설을 제안했다.

　한편 지난 17·18대 국회 당시 '지역'과 관련된 특별위원회(상설 특위 제외)는 지방행정체제개편특위가 있었다.

   19대 국회 들어서는 △국가정보원 등 국가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강화를 위한 제도개선특위 △정치개혁특위 △평창동계올림픽 및 국제경기대회지원특위 △동북아역사왜곡특위 등 11개에 달하고 있으나 '지방자치'와 관련된 것은 단 한 개도 없는 실정이다.

   광주매일/김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