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용카드 소득공제 감면 추이. 자료/한국경제연구원

점심값은 매년 오르는데 비과세 식대는 14년째 그대로 유지되는 등 불합리한 세제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내수 진작을 위해서다.

22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위축되고 있는 소비를 회복하기 위해 물가와 소득수준 상승을 반영한 비과세급여확대, 소비부담 해소를 위한 자동차 개별소비세 폐지와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 일몰기한 연장, 국세납부 부담 완화를 위한 신용카드 결제수수료 폐지를 제안한다고 밝혔다.

최근 물가와 소득상승에 대한 반영 없이, 최대 35년 전 기준을 적용하고 있는 비과세급여 항목에 대해 한도금액 상향조정이 필요하다고 한경연은 주장했다.

한경연에 따르면 먼저 현재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비과세식대 한도 10만 원은 14년 전에 설정된 기준으로 그동안 외식물가는 38.2%, 1인당 국민소득은 87.3%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비과세식대 한도 10만 원은 월 근무일수 20일을 가정할 때 한 끼 당 5천 원에 해당하는 금액으로 냉면 현재 한 그릇 값의 약 60% 수준이다.

또 한경연은 자가운전보조금, 연구활동비 등 업무수행상 지출한 경비에 대한 비과세급여도 마찬가지라며 실비변상 목적으로 월 20만 원을 한도로 비과세하고 있으나 짧게는 10년 길게는 30년이 지나도록 기준금액이 동일하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23년 전인 1995년에 정한 국외근로자의 월 100만 원 한도 비과세급여가 있다. 해외건설현장, 국외항행선박 근로자 등에 대해 월 300만 원으로 한도가 늘어난 바 있지만 사무직 등 일반 국외근로자의 경우 비과세한도는 그대로인 것으로 조사됐다.

한경연은 민간의 소비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자동차 구입의 개별소비세(이하 개소세) 폐지와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의 일몰을 연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개소세는 고급시계, 담배구입과 경마장 입장 등 사치재나 부정적 외부효과를 일으키는 소비에 대해 부과하는 세금이지만 현행 자동차 구입 개소세는 사치재에 대한 세금으로 보기 어렵고, 부정적 외부효과로 부과하기에는 중복되는 세금이 많다는 것이다.

또 올해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가 일몰돼 19년간 지속된 공제혜택이 사라진다면 납세자의 실질소득을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신용카드 결제에 대한 유인이 감소할 수 있다고 한경연은 판단했다.

한경연 추광호 일자리전략실장은 “내수시장 활성화를 위해서는 민간 소비여력을 제고해야 하는 만큼 가처분소득을 늘릴 수 있는 방향으로 세제를 개선해야 한다”며 “최근 세수가 증가하고 있는 와중에 출범한 재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민생 관련 세제 개선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백상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