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 천태종이 충북 단양 구인사에 있는 총무원을 대전 광수사 인근으로 옮기려고 하자 단양 주민들이 반발하고 있다.

　천태종 총무원장 도정 스님은 최근 신년 기자간담회를 통해 대전 유성구의 광수사 터 100만㎡ 터에 400억원을 들여 천태문화전승관을 건립한다고 발표했다.

  

▲ 충북 단양 구인사 입구 <자료사진>

　2017년 완공될 천태문화전승관은 세종시와 인접한 곳에 조성되며, 천태종은 2018년쯤 이곳에 총무원까지 이전해 행정중심 도량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따라서 제1대 종정의 묘소가 있는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는 종단 성지와 신행 도량으로만 사용할 전망이다.

　천태종 한 스님은 "총무원의 대전 이전은 구인사를 창건한 상월원각 대조사가 구상했던 것"이라며 "현재 계획은 2018년이지만 앞으로 더 시간이 지나야 그 실현 여부는 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한 관계자는 "과거에도 대전으로 옮긴다는 이야기가 있었으나 서울 관문사를 강화하면서 잠잠해졌다"면서 "현 총무원장 스님이 대전 광수사에 오랫동안 주지로 일했기때문에 이전 계획을 앞당길 수도 있다"고 밝혔다.

　천태종 총무원 이전 소식이 알려지자 지역에서는 부정적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구인사가 있는 영춘면의 사회단체를 중심으로 이전에 반대하는 활동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한 주민은 "천태종 총본산 구인사를 찾는 관광객과 불자 때문에 지역경제에 상당한 도움이 됐다"며 "시외버스 감축운행, 지역상권 위축 등 주민들이 체감할 각종 피해들이 속출할 것"이라고 걱정했다.

　다른 주민은 "단양에서 출발해 비약적 발전을 이룬 천태종의 행정기구가 옮긴다는 것은 서운한 일"이라며 "그러나 그동안 천태종이 추진하는 각종 일들에 대해 도움을 주기보다는 반대만 해온 지역행태도 반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천태종 관계자는 "그동안 불자들은 총본산인 구인사에서 기도하고, 1대·2대 종정 묘소를 참배하기위해 찾았다"며 "천태종의 행정기구만 대전으로 옮기는 것으로 받아들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1945년 상월원각 스님이 소백산 자락 연화지에 창건한 구인사에는 조사전을 비롯한 법당과 총무원 등 50여 동의 건물이 있다.

   중부매일/이보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