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현대경제연구원은 ‘베트남의 개혁·개방이 북한에 주는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북한 경제 변화 가능성이 커지면서 북한이 베트남식 개혁·개방 노선을 채택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앞으로 북한이 선택할 수 있는 경제건설 노선으로 흔히 베트남, 중국식 모델이 거론되고 있다면서, 베트남식 개혁·개방 정책에 맞춰 북한 경제 과제를 설명했다.

 

베트남은 공산당 일당 독재를 유지하면서도 자본주의 시장 경제를 도입한다는 취지로 1986년 ‘도이머이(Doi Moi·쇄신)’를 선택했다.

 

‘도이머이’는 내부적으로는 농업개혁, 가격 자유화, 금융개혁을, 대외적인 경우 적극적인 개방을 통한 해외 공적 지원 자금 활용을 주요 특징으로 한다. 베트남은 이를 통해 연 6∼7%에 달하는 고도성장을 달성하고 있다.

 

보고서는 북한이 베트남식 모델을 따른다면 민생 경제 안정을 위한 농업개혁, 경공업 우선 발전 정책을 채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업체제 정비를 위해선 장기간 토지 사용권을 인정하는 제도를 마련하는 것이 우선 과제라고 짚었다.

 

남한은 치수관리를 위한 제방 복구 지원 사업, 황폐지 복구, 종자 개량, 농업 기자재 공급을 지원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또, 경공업 부문에서는 북한이 값싸고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섬유, 신발, 제조, 식품가공업을 먼저 육성해야 한다고 전했다.

 

경공업 발달로 생필품 부족도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칫솔, 치약, 비누, 제분, 제당, 식용유 제품 생산도 강화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보고서는 북한이 특구를 통해 발전을 이뤄내려면 당장 새로운 특구를 개발하기보다 개성공단을 성공적인 특구 모델로 구축하는 데 역점을 둬야 한다는 강조 했다.

 

규모의 경제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라도 개성공단 지역을 수출 기지, 산업 클러스터로 육성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특구 운영 경험은 앞으로 개발하는 특구에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 데도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또, 보고서는 금강산∼원산 관광 추진, 백두산·평양 관광 확대, 금·아연·철·동 등 지하자원 개발사업 확대 등을 덧붙였다.

 

경의선과 동해선 철도·도로 개보수 후 시베리아횡단철도·중국횡단철도와의 연계 모색, 신재생 에너지 발전소 건설 추진, 산업 전문 교육훈련 기관 설립도 북한이 검토해 볼 과제라고 전했다.

 

민현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