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현대경제연구원은 ‘6월 미국 금리 인상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이 쉽지 않아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가 불가피하며 이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망했다.

 

최근 미국연방준비제도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정책금리를 1.50%∼1.75%에서 1.75%∼2.00%로 0.25%P 인상을 했다. 이로써 미국의 정책 금리는 2008년 이후 10년 만에 2%대를 기록했고 미국-한국의 금리 격차가 0.5%P로 2007년 8월 이후 가장 크게 나타났다.

 

FOMC에서 미국 경제 회복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자신감이 높아지면서, 회의록은 매파적 입장을 내비쳤으며, 올해 금리 전망은 4차례 인상으로 상향 조정됐다.

 

6월 미국 금리 인상을 시작으로 앞으로 미국의 금리 인상 가속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신흥국 위기설이 불거지고 있다.

 

신흥국 22개국을 대상으로 신흥국 위기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 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남아공, 멕시코, 이집트, 미얀마, 우크라이나 등이 위기 가능성이 큰 국가로 분류됐다. 이들 국가 중 IMF의 위기 판단 지표와 필요 외화보유액으로 다시 평가한 결과, 위기 가능성이 가장 큰 국가는 아르헨티나, 터키, 남아공으로 나타났다.

 

국내 경제에는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제기됐다. 보고서는 국내 경기 상황을 고려하면 금리 인상이 쉬운 상황이 아녀서 미국과의 금리 격차 확대가 불가피하고 이 때문에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전했다.

 

미국이 금리를 4회 인상하면 한-미 금리 차는 0.75∼1.0%P까지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외국인 자금 이탈 가능성이 있으나 과거보다 외환 건전성이 개선됐으며, 타 신흥국보다 경제 기초 체력이 양호해 외국인 자금 유출이 제한적일 가능성도 존재한다.

 

그런데도 과거 두 차례 미국 정책 금리가 한국 기준 금리 웃돌 때 사례를 보면, 금리 격차가 확대될 때 외국인 자금 유출 규모가 클 것이라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또 보고서는, 일부 신흥국 위기 발생으로 국내에 미치는 영향을 크지 않으리라고 보이나 신흥국 전반으로 퍼질 경우 한국 경제에도 타격이 불가피하다고 전했다.

 

미국의 금리 인상 횟수 전망이 기존 3회에서 4회로 인상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칠 부정적 효과를 최소화하고 긍정적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현대경제연구원 정민 연구위원은 “앞으로 통화정책 및 재정정책에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출 가능성보다는 국내 경기 부진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라면서 “취약 신흥국의 위기가 신흥국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에 대해 모니터링 및 안전망 강화를 통해 대비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민현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