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입집중도의 현황과 문제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이같이 예상하고 경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수출 품목의 다변화를 지속해서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국내 수출은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많은 취약성을 내포하고 있으며 특히 특정 품목에 쏠려 있는 수출 구조가 우려된다고 제언했다.

 

허핀달지수(Hirschman-Herfindahl Index)를 이용해 품목별 수출·지역별 수출·품목별 수입·지역별 수입 등 4가지 측면의 집중도를 계산한 결과, 최근 품목별 수출집중도가 통계가 제공되기 시작한 1977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품목별 수출집중도는 2010년 1,204p로 크게 오른 이후 낮아지는 모습을 보였으나 2017년과 2018년 각각 1,218p 1,210p로 다시 급증했다.

 

2010년의 수출집중도 상승은 선박의 수출 점유율 상승에 기인했다. 수출이 급증하던 조선업은 2010년 이후 침체를 겪으며 2012~2016년 동안 나타난 수출경기둔화에 일정 부분 원인으로 작용했다.

 

현재 수출의 반도체 의존도 급증은 향후 반도체 경기 둔화 시 과거 조선업 사례와 유사한 수출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서는 전망했다.

 

지역별 수출집중도는 중국·베트남 지역으로의 수출 편중이 심화하면서 1991년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1980년대 지역별 수출집중도는 1,931p까지 높아졌으나 다양한 수출 시장을 개척하려는 노력으로 집중도가 1998년에는 615p까지 떨어졌다.

 

최근 중국, 베트남 지역의 경제성장과 글로벌가치사슬 거점 부상으로 이들 지역에 수출이 몰리며 지역별 수출집중도가 1,018p로 늘어났다.

 

2016년까지 낮아지던 품목별 수입집중도가 최근 다시 높아지고 있다. 품목별 수입집중도는 2012년 1,514p까지 높아진 이후 2016년 799p까지 낮아졌으나 2018년 다시 1,007p까지 상승했다.

 

이러한 현상은 우리나라의 높은 원유수입의존도에 기인했다. 과거부터 품목별 수입집중도는 국제유가 변동과 유사하게 움직이고 있다. 수입 구조 측면에서 여전히 국제 유가 움직임에 취약한 모습이 관찰되고 있다.

 

지역별 수입집중도는 낮아지고 있다. 2000년대 초 국내 수입액 중 약 44%를 차지했던 일본, 미국, 사우디 등 지역의 수입 비중은 지속해서 낮아지며 2018년 26.3%까지 감소했다.

 

칠레를 시작으로 ASEAN, 인도, 베트남 등 지역과 FTA 체결로 수입국이 다변화하며 특정 지역으로부터 수입 쏠림 현상이 완화했다. 수입 품목이 원자재로 편중되는 현상은 여전하나 원자재 수급의 안정적 확보를 위한 수입지역 다변화 노력은 성과를 보였다.

 

보고서는 수출집중도가 높아지면 국내 경제는 경제성장률의 변동성이 커지리라 전망했다.

 

또, 현재와 같이 수출이 일부 품목에 지나치게 의존한다면 향후 특정 산업의 경기 사이클에 전체 수출의 방향성이 좌우될 것이라고도 우려했다. 아울러 집중된 수출구조는 기업 간 격차를 더욱 확대시킬 것으로 덧붙였다.

 

무엇보다 미-중 간 무역전쟁 문제에 우리 경제가 취약해질 수 있다고도 보고서는 예상했다. 우리나라는 미국, 중국 등 일부 시장에 편중된 수출로 돼 있어서 향후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격화할 경우 국내 수출의 큰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다는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김천구 연구위원은 “경제의 안정성을 높이기 위해 수출 품목의 다변화를 지속해서 추진해야 하며, 수출점유율이 높은 품목에 대해 수요 변화 예측을 위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라고 밝혔다.

 

또 김 연구위원은 “신흥시장 및 신산업 발굴 노력을 지속해야 하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복합 경쟁력 제고를 통한 동반 수출 확대 전략이 필요하다”라면서 “유가 상승으로 인한 국내 경제의 충격에 대비해야 한다”라고 제언했다.

 

민현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