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단계에 준하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자영업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는 가운데 2일 광주 서구의 한 식당이 점심시간인데도 재택근무 및 도시락 식사가 늘어나면서 한산한 모습이다./김애리 기자

광주지역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에 따라 방역당국이 ‘3단계에 준하는 거리두기’를 시행하고 있는 가운데 영세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이 ‘더이상은 버티기가 힘들다’며 눈물로 호소하고 있다.

특히 방역당국의 요구사항은 점점 많아지는데, 점포 임대료와 대출이자 등의 감면 정책은 상대적으로 부실해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2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서울 광화문집회, 교회, 탁구장, 유흥시설 등을 중심으로 코로나19 집단감염이 산발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광주시는 사실상 ‘거리두기 3단계’에 준하는 집합금지 확대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다중이용시설은 집합 ‘제한’에서 ‘금지’로 격상됐다. 놀이공원과 게임장·오락실, 공연장, 멀티방, DVD방, 경륜·경정·경마장, 야구장, 축구장, 청소년 수련시설, 경로당 등 노인 여가시설, 목욕탕 등을 집합금지 시설로 규정했다. 집합제한 중인 300인 미만 규모의 학원, 키즈카페, 견본주택 등은 10인 이상 집합을 금지했다.

이런 가운데 수개월째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 여파로 매출이 급감한 자영업자들의 시름은 깊어만 가고 있다. 방역당국의 요구사항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반해 지원책은 부실한 탓에 영업을 아예 포기해야 될 위기에 처해 있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선 코로나 재확산으로 또다시 비상이 걸리면서 인내심도 한계에 다다르는 모양새다.

식당을 운영하는 김모(33)씨는 “코로나가 터진 지난 2월부터 지금까지 기관에서 요구하는 사항들은 전부 다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며 “방역물품을 손수 구입하고 있고, 손님들에게 방역수칙을 요구하다가 쓴소리를 듣기도 했다. 그런데 3단계에 준하는 거리두기 격상으로 이제는 아예 문을 닫을 처지에 놓여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방역지침 격상 전에 우리 같은 자영업자들을 한 번만 돌아봐달라, 매달 높은 은행이자와 건물 월세 등에 전전긍긍하면서 버텨내고 있다”며 “지출할 금액은 늘어나는데, 매출은 뚝뚝 떨어지고 있다. 심지어 주변에서는 월세를 인상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온다”고 토로했다.

소규모 커피숍을 운영하는 정모(45·여)씨도 “근로자들은 꼬박꼬박 월급이라도 나오지만, 자영업자들은 지금 죽지 못해 살고 있는 지경”이라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을 위한 실질적인 지원책 마련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실제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매출 악화로 폐업하는 자영업자도 급증하고 있다.

광주지역에서는 동구 웨딩의 거리·북구 대학가 상가·서구 전통시장 등의 매출이 코로나 사태 이전에 비해 최대 80%까지 감소했고, 지난 두 달 동안에만 지역 음식점 243곳이 폐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광주에서는 무증상 확진자에 감염원을 알 수 없는 깜깜이 확진자까지 급증하면서 자영업자들의 어려움은 갈수록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자영업자·소상공인을 대상으로 낮은 신용등급에도 가능한 대출 지원과 거리두기 격상시 단계별 임대료 인하 정책 등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에 따르면 자영업자들은 코로나 확산 이후 가장 필요한 지원책으로 세금부담 완화, 자금지원 확대 등을 꼽고 있어 지원책이 마련되지 않을 경우 휴·폐업 속출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다.

광주시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이달 중순까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들에게 첫 1년간 무이자로 대출을 해주는 사업을 운영해왔다”며 “추경안이 통과되는대로 비슷한 골자의 사업을 다시 시작해 소상공인들을 위한 지원을 이어나갈 방침이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