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두 정상은 지난달 28일 워싱턴 DC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광물협정 서명을 하려 했지만, 회담이 파행으로 치달으면서 최종 타결 직전 불발됐다. 이후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하고, 정권 교체 가능성을 시사하는 등 젤렌스키에 대한 전방위적인 압박을 펼쳐왔다.

이에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소셜미디어 엑스(X)를 통해 "(트럼프와 공개 설전이)그런 식으로 진행돼 유감이다. 이제 바로잡을 때"라며 "우리 누구도 끝없는 전쟁을 원하지 않는다. 우크라이나는 가능한 한 빨리 협상 테이블에 앉아 지속적 평화를 실현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적인 평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자세를 낮추며 사태 진화에 나섰다.

트럼프는 이날 연설에서 "(젤렌스키가 보낸 편지에는) 나와 우리 팀은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지속 가능한 평화를 실현하기 일할 준비가 돼 있다,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독립을 지키기 위해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지 정말로 높이 평가한다고 적혀 있다"며 "조금 전 받았는데 (젤렌스키가) 이 편지를 보내주어 고맙다"고 했다. 해당 협정은 미국이 그간의 전쟁 지원 대가로 우크라이나에 매장된 희토류 등 전략 광물 개발권을 확보하는 내용이 골자로, 트럼프는 이를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終戰) 협상의 필수조건으로 여겨왔다. 트럼프는 "우리는 러시아와의 진지한 논의를 해왔고 그들이 평화를 위해 준비되어 있다는 강력한 신호를 받았다"며 "정말 아릅답지 않냐"고 했다.

그러면서 "이 끔찍하고 잔인한 분쟁으로 수백만 명의 우크라이나인, 러시아인이 불필요하게 죽거나 부상을 입었으며 끝이 보이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어 "미국은 우크라이나 방어를 지원하기 위해 수천억 달러를 보냈지만, (결과적으로) 안보도 무엇도 없었다" "유럽도 슬프게도 우크라이나를 방어하는 데 쓴 돈보다 러시아의 석유와 가스를 사는 데 더 많은 돈을 썼다"고 했다. 트럼프는 유럽이 우크라이나를 위해 지금보다 많은 지원을 해야 하고, 전후(戰後) 안전 보장도 미국이 아닌 유럽이 주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평화 회담을 위한 '예비적 휴전' 방안을 제안했다. 그는 "첫 단계로 포로 석방과 함께 에너지 시설과 기타 민간 인프라에 대한 미사일·드론·폭탄 공격 금지 등 하늘에서의 휴전과 함께 해상에서 즉각적인 휴전을 할 수 있다. 러시아도 같은 조치를 취한다면 말이다"라고 밝혔다. 이어 "이후 모든 다음 단계를 매우 빠르게 진행하고, 미국과 협력해 강력한 최종 합의를 내고자 한다"고 했다. 대구신문/이기동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