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안전행정부가 박근혜 대통령에게 보고한 2014년 업무보고 가운데 '성숙한 자치'를 목표로 제시한 정책 중 가장 주목되는 것은 지자체 파산제 도입이다.

　정부는 그동안 '성숙한 자치'의 원칙으로 자율과 책임을 강조해왔다.

　이번 업무보고에서 공개된 지방자치단체 파산제 도입도 그 연장선으로 해석된다.

  

▲ 14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안전행정부 등의 2014년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안행부는 재정운용의 책임성을 확보하고, 행정서비스 중단사태로 인한 주민피해 예방을 위해 ‘지방자치단체 파산제’ 도입을 추진하겠다고 보고했다.

　올해 파산 자치단체 지정 기준과 회생 방안 등을 법제화할 계획이다.

　또 대규모 재정지출이 필요한 국내·국제경기 대회, 축제·행사 등의 유치 신청과 법령 제·개정 등에 대해서는 지방재정에 미치는 영향을 사전에 평가할 예정이다.

　지방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에 대한 경영관리도 강화된다.

 

▲ 14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법무부, 안전행정부, 식품의약품안전처, 원자력안전위원회의 2014년도 업무보고를 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개별적으로 관리됐던 지자체, 지방 공기업, 출자·출연기관 부채를 지자체 부채로 통합 관리하고, 부채가 과다한 공기업은 ‘건전화 대상’으로 지정해 부채 감축 상황을 집중 점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현재 전체 지방부채 중 지방 공기업 및 출자·출연기관의 부채 비율은 72.0%에 이르고, 그 규모는 약 72조5000억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동시에 부채감축 5개년 계획을 수립해 분기별 부채감축 현황을 공개하도록 하고, 신규 공사채 발행시 일정 비율 이상의 부채 상환을 의무화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또 지방 공기업 임직원에 대한 과도한 복리후생을 개선하고, 경영 평가 결과와 연계한 최고 경영자 해임 기준을 엄정하게 적용하도록 했다.

　정부는 지자체에 자율과 권한도 부여하기로 했다.

　우선, 지방행정기구 및 직급을 지역별 여건에 맞게 현실화하도록 하고, 인구 10만 이상 시·군·구의 부단체장 직급과 대규모 일반구의 구청장 직급을 상향 조정한다.

　또 지역 현안과 재정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인력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총액 인건비제’는 폐지하고, '기준 인건비제'를 도입한다. 

　기준 인건비제는 기준 인건비 범위에서 자율적으로 정원을 관리하되 재정여건에 따라 인력운영의 탄력성을 부여하도록 했다.

　지방세 비과세 및 감면도 지속적으로 축소해 2012년 21.8%에서 2017년 15.0%까지 6.8% 포인트를 줄여 지방재정을 확충한다.

　동시에 지역 부존자원 및 발전소와 골재채취 등 유치시설 등에 대한 과세근거를 마련해 재정 자주권도 확대하도록 유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지방의회에 대해서도 시·도의회 의장에게 사무처 직원에 대한 임용권을 부여하도록 했다.

　그동안 의회 사무처 직원에 대한 임용권이 단체장에게 있었으나 앞으로는 사무처 직원의 승진, 전보 등의 인사권이 시도의회 의장에게 주어지게 된다.

   안행부는 아울러 이날 업무보고에서 지방경제에 활력이 넘치도록 '동네 규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겠다고 보고했다.

　특히 지자체별 경쟁을 유도할 수 있도록 기업 투자환경을 비교·평가하는 '기업 활력지수'를 개발하고, 지역별 규제현황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지방규제 지도정보' 서비스도 제공할 계획이다.

　이밖에 옥외 광고물 자유표시 구역제를 도입하고, 디지털 광고물 규제를 완화하는 등 광고산업 활성화 시책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강원도민일보/남궁창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