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지 순례를 위해 이집트를 방문했다 폭탄테러를 당한 충북 진천 중앙교회 신도 가운데 일부가 여행을 떠난지 9일 만에 고향의 품에 안겼다.

　19일 오후 5시42분쯤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신도들은 이날 밤 9시45분쯤 진천에 도착했다. 

　신도들은 먼저 중앙교회에 들러 순례 여행길에 같이 올랐다 이집트 현지에서 테러로 희생된 고 김홍열(63·여)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 이집트에서 폭탄테러를 당했던 진천 중앙교회 신도 중 1차 귀국한 신도들이 19일 밤 교회에 도착해 동료 신도들과 안도의 포옹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신동빈 기자

　귀국 소식이 전해지면서 이날 오후 6시부터 중앙교회에는 신도 100여 명이 모여 들어 무사 귀국한 신도들과 포옹했다. 

　신도들은 오후 7시부터 대한예수교장로회 사무총장 이홍정 목사와 수요 예배를 드린 후 귀국 신도들을 맞이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도 이날 오후 9시쯤 중앙교회를 찾아 귀국한 주민들을 위로했다. 

　인천공항을 출발해 진천 중앙교회에 도착한 순례 신도들은 서로 얼싸안고 안도의 눈물을 흘렸다. 

　일부 신도들은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오열하기도 했다.

  

▲ 19일 밤 진천 중앙교회에 도착한 이집트 폭탄테러 피해자 중 1차 귀국한 신도들이 현지에서 희생된 동료신도 김홍열씨의 분향소를 찾아 조문하고 있다.  중부매일/신동빈 기자

　한 동료 교인은 "이렇게 다시 돌아와 줘서 정말 고맙다"며 "나도 모르게 동료 교인들의 얼굴을 보니 안심이 되고 이집트에서 얼마나 힘들었을까 하는 생각에 눈물이 났다"고 울먹였다. 

　이집트에서 살아 돌아온 신도 임정순씨도 "정말 다시는 돌아오지 못하는 줄 알았다"며 "남아있는 교인들을 생각하면 눈물이 나고, 기운이 없다"고 토로했다.

　소식을 접한 진천 군민들도 속속 교회를 찾아 눈물을 보였다.

　주민 성효민(32·여)씨는 "기쁘면서도 아직 도착 못 한 사람들이 있어 슬프다"며 "테러를 당한 지역 주민들이 안전하게 돌아와 정말 다행"이라고 말했다. 

　조문을 마친 귀국 신도들은 이익상 원로목사와 예배를 드렸으며, 이들은 정확한 건강 검진을 위해 20일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을 예정이다.

　최규섭 중앙교회 부목사는 "오늘 귀국한 신도들은 크게 다치지 않아 다행이고, 그간 힘들었던 모습이 얼굴에 보여 안타까웠다. 앞으로 현지에 남아있는 교인들도 안전하게 돌아올 수 있기를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테러로 부상을 입은 신도 14명은 19일 오후 8시50분(현지시간) 이집트 카이로를 출발해 20일 오전 11시35분쯤 귀국할 예정이다. 

　이들은 부상 정도에 따라 인천공항에서 충북대병원 등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는다. 

　고 김홍열씨의 시신은 21일 오후 4시25분쯤 돌아오며, 진천시내 한 병원에 빈소가 마련될 것으로 알려졌다. 

　중부매일/신국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