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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가 아버지면 성도는 자식입니다. 그 자식이 죽었는데 나 몰라라 하는 것 같아 서운합니다."
전 국민을 충격에 빠뜨렸던 이집트 순례객 폭탄테러의 아픔이 계속되고 있다.
촉촉한 봄비가 내린 12일 오전. 본보 3면에 보도된 '신도들 아직도 테러 트라우마' 기사와 관련 숨진 고 김홍열씨의 큰 딸 윤성희(37·여)씨가 교회 측이 책임을 회피하고 있다며 장문의 편지를 보내왔다.
윤씨는 "처음부터 교회 관계자들은 시종일관 책임 회피만 하고 빠져있는 상태"라며 "교회는 저희 엄마의 죽음보다 영세한 여행사, 선교 의미를 부각했다"며 그 동안의 서운함을 담아냈다.
윤씨는 편지에서 지난달 16일 테러가 발생한 당시의 악몽을 회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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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충북 진천 중앙교회 신도 이집트 테러 희생자 유가족인 권순영씨가 12일 사고이후 참담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중부매일/신동빈 기자 |
유족들은 폭탄테러의 빠른 해결을 교회 측에 부탁했다. 하지만 교회는 유족과 여행사의 문제라며 물러나는 모습에 서운했다고 전했다.
특히 교회 창립 60주년을 기념해 참가 인원을 모집했으나 개인이 원해서 간 여행으로 교회는 책임이 없다는 대책위원의 말에 서운했다고 전했다.
윤씨는 "엄마가 몸담고 있던 교회여서 교회로 불똥이 튈 까봐 진심 어린 조언도 했지만 돌아오는 답변은 교회도 피해자라는 말이었다. 사고 해결을 위해 교회에서 구성한 대책 위원도 제대로 된 활동이 없었다"며 "교회에서 수련회를 가든 학교에서 행사를 해도 해당 단체가 책임이 있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사고 후 진행 사항을 단 한 번도 전해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 윤씨는 유족의 요청으로 이뤄진 두 차례 미팅이 보상 논의의 끝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장로들 사이에서는 유족들이 보상금을 목적으로 행동한다는 소문도 있다고 설명했다.
윤씨는 "지금까지 교회에서는 이번 일에 대한 진행 사항을 단 한 번도 알려주지 않았다. 심지어 각지에서 답지한 성금도 언론을 통해 알았다"며 "일부 장로들은 이상한 소문을 내고 있는데 억울하다. 보상금이 목적이었다면 장례도 치르지 않고 협상했을 것"이라며 편지를 마무리했다.
이날 윤씨가 보낸 편지를 계기로 경기도 평택에서 만난 사위 권순영(41)씨는 여행사의 거짓된 행동과 교회 측의 서운함에 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고 발생당시 권씨는 국내에서 모든 일을 도맡아 진행했다.
가족들이 이집트로 떠나기 하루 전 여행사 대표가 참여한 가운데 대책회의가 추진됐지만 유족측은 교회의 만류로 참석을 못했다고 말했다.
권씨는 "회의는 취소 됐지만 대책위, 여행사 대표, 유족 등이 만나야하는 대책회의에 유족을 참여하지 말라고 했다"며 "교회는 언론의 관심이 많아 힘들지 않겠냐는 말로 우리를 달랬다. 그 후 대부분의 회의에 유족은 배제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2일 진행된 여행사와 보험금 문제를 논의할 때 장로들의 표현에 서운함도 나타냈다.
권씨는 "여행사 대표의 주장이 계속 틀리다. 거짓으로 말을 하고 있기 때문에 주장이 틀리고 있는 것이다. 지난 2일 만났을 당시에는 '자신도 피해자라며 너무나 뻔뻔하고 당당했다"고 전했다.
여기에 중앙교회 일부 장로는 앞으로 문제는 알아서 하라며 교회도 손해가 막대하다고 말했다"며 "치료비 문제도 보험사에서 500만원이 나왔을 뿐 추가 비용은 개인적으로 모두 부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 지난 7일 열린 2차 회의에는 교회에서 아무도 오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머니가 교회를 다닌 지 30년이 됐다"며 "교회를 아버지라고 생각하고 30년을 따랐는데 마무리를 알아서 하라는 말은 심하다. 어찌 됐든 교회가 적극 마무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권씨는 어머니의 보상금 사용 계획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권씨는 "여행자 보험금이 들어와 있는데 이를 사용할 계획을 두고 가족회의를 했다"며 "체코에서 교통사고를 당한 김효정 양의 소식을 뒤늦게 듣고 어머니 이름으로 성금을 보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유족들의 주장과 관련해 진천 중앙교회의 입장을 듣기 위해 몇 차례 전화를 시도했지만 답변을 들을 수 없었다.
중부매일/신국진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