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균형 발전을 위해서는 정부가 추진하는 규제개선을 비수도권에 우선 적용하고 상황에 따라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단계적 투자 활성화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는 제안이 제시됐다.

　충북발전연구원 원광희 수석연구위원은 지역균형발전협의체(공동회장 정갑윤 국회의원·이시종 충북도지사)가 25일 국회에서 개최한 ‘박근혜 정부 규제완화 정책의 문제점과 대응방안 정책 토론회’의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은 의견을 제시했다.

  

▲ 비수도권 14개 시도로 구성된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25일 국회에서 정책토론회를 열고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의 문제점을 진단했다. <사진 국제신문 제공>

　원 수석연구위원은 “최근 정부가 발표한 5차 투자활성화 대책은 수도권 규제완화를 기업 투자활성화로 포장, 비수도권의 지역경제를 위축시킬 것”이라며 “입지조건이 동일한 경우 수도권에 대형 기업과 양질의 고차산업만 입지하고, 지방에 있던 기업까지도 수도권으로 유턴하는 역류효과만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이어 “국가균형발전과 지방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비수도권에 우선 적용하고, 상황변화에 따라 수도권으로 확산하는 방식으로 단계적·차별적 투자활성화 대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원 위원은 또 박근혜 정부의 수도권 규제완화 정책은 동시다발적인 법 개정 등을 통해 수도권 규제완화의 근거를 마련하고 이를 투자활성화 대책에 적용해 수도권 입지조장을 하는 면이 특징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이에 따라 정부의 규제개선 중심의 투자 활성화 대책과 관련한 비수도권 지역의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 25일 지역균형발전협의체가 국회에서 마련한 정책토론회에 앞서 정정순 충북도 행정부지사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 국제신문 제공>

　정치적 측면에서는 △대통령 주재 규제개혁 장관회의의 광역 지자체장의 참여 요구 △주요 국무회의에 전국 시도지사협의회 대표의 참여 요구 △수도권-비수도권 간 지역상생을 위한 특임장관제도 신설 건의 등을 제안했다.

　법적 측면에서는 △비수도권 의원 중심 규제개선상임위원회 구성 등을, 제도적 측면에서는 △규제개선 민관공동위원회 설치 요구 △지역균형발전협의체의 역할 재정립을 제시했다.

　변창흠 세종대 교수는 ‘수도권 집중구조와 박근혜 정부의 지역발전정책 과제’ 주제발표를 통해 수도권 집중 현황과 문제점을 △인구 △부동산 △고용 △대학 등으로 구분해 분석한 후 수도권 집중을 유발하는 구조를 △정치구조 △경제구조 등으로 나눠 설명했다. 

　이어 열린 토론에서 정부의 규제완화 정책이 사실상 '수도권 규제완화'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수도권과 비수도권 지역의 상생발전을 위한 의견을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했다.

  

▲ 25일 국회에서 열린 지역균형발전협의체 정책토론회에서 각계 전문가들이 규제완화 정책의 문제점 등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사진 강원도민일보 제공>

　이만형 충북대 교수를 좌장으로 진행된 토론회에서 강현수 충남발전연구원장은 “가장 먼저 철폐해야 할 것은 지방정부의 창조적 노력을 가로막는 중앙정부의 규제”라며 “특히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상생발전을 위해서는 비수도권이 수도권 규제 완화 움직임에 보다 공세적으로 대처해야 한다는 것이며 이를 위한 아이템을 지속적으로 발굴해야 한다”고 밝혔다.

　나소열 전국균형발전 지방정부협의회 공동대표(서천군수)는 “규제완화와 관련한 중앙정부의 여론호도와 일방통행적 정책 강화 등에 대해 제동을 걸어야 한다”며 “이는 지방정부협의회, 지방의회협의회, 국회의원들이 지닌 적극적인 의지와 열정을 확산할 때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중석 강원도지방분권추진위원장(강원도민일보 사장)은 “규제완화를 하면 반드시 다른 한쪽에서는 부작용과 피해를 보기 마련이고 이 같은 부작용은 부메랑이 돼 또 다른 후유증을 낳게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악순환의 고리를 끊고 수도권 대 비수도권이라는 이분법적 사고를 탈피하기 위해서는 이번 지방선거 출마자에게 지방분권과 국가균형발전의 어젠다를 공약으로 채택하도록 하는 등 틀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해 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홍 광주경실련 사무처장은 “중앙정부가 지방경제활성화를 생각한다면 지방에 교부세 등의 형식으로 내리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야 할 것”이라며 “수도권을 위해 비수도권이 고통받는 상황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수도권을 규제한다는 명분으로 비수도권까지 묶어서 규제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다. 수도권 규제는 유지돼야만 지역균형발전을 이룰 수 있다”고 밝혔다.

　이창용 지방분권운동 대구경북본부 상임대표는 “정부가 규제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실시하는 규제완화는 하책 중에 하책”이라며 “새로운 지역정책이 제시되지 않으면 또 다시 실패한 정부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선 균형발전지방분권 전국연대 상임대표는 “MB정부나 현 박근혜 정부에서 수도권 규제완화와 관련한 새로운 내용은 사실상 없다. 이는 결국 (중앙과 지방간) 파워게임의 문제”라며 “이번 지방선거에서 수도권 규제, 균형발전 등이 선거의 의제가 되도록 하고 선거 이후 당선자와 지역의 여러 단체들이 대연합을 선도하는 방식으로 다른 관점에서의 접근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지역균형발전협의체는 이번 정책토론회에서 제시된 의견은 향후 협의체 차원의 대정부 건의자료로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강원도민일보/진민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