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사고가 사상 최악의 참사로 확인되며 박근혜 대통령이 그동안 강조해온 '국민안전'이 일선 현장에서 '먹통'이 됐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올들어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국무회의, 부처 업무보고 등을 통해 국민안전과 재난관리를 5차례 이상 강조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지난 2월 경주 리조트 붕괴 사고에 이어 다시 여객선 침몰 사고로 수백명의 인명피해가 우려되면서 국민안전을 소홀히 다룬 정부에 대한 비난과 함께 이번 참사는 관재(官災)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7일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에서 복합재난에 대비해 선제적 대응을 주문했다.

  

▲ 지난 16일 오전 전남 진도해상에서 침몰한 인천발 제주행 여객선 세월호의 모습. <사진 전남도청 제공>

　박 대통령은 "최근 들어 기상이변 등 각종 재해가 잦아지고 피해규모나 범위도 광범위 해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며 "유형별로 3000개가 넘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는데 아무리 좋아도 담당자들이 잘 모르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지적했다.

　또 "담당자들이 매뉴얼을 충분히 숙지해서 위기시 매뉴얼대로 움직이는지 점검할 필요가 있고, 기존 매뉴얼 중 시대에 뒤떨어진 것은 없는지 짚어보고, 새로운 형태의 대형 복합재난에 대비한 매뉴얼을 검토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는 신학기를 맞은 각급 학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안전사고에 대한 예방 등을 강도높게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각급 학교 신학기 초라서 각종 안전사고에 대한 우려가 높다"며 "과거 사례에서 보듯이 재난 안전사고 상당수는 기본적으로 지켜야 할 규정을 무시하거나 소홀히 한 결과였고, 사고가 나면 항상 인재라는 비판을 받아왔다"고 지적했다.

　또 "올해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행정 공백에 대한 우려가 있는데 학교는 교육시설물 등 안전관리도 중요하지만 급식과 학교폭력, 통합안전 등 신경을 써야 할 부분이 많다"면서 "교육부는 관련 부처, 시도 교육청 등과 학생안전 위해요소를 점검하고, 학부모들이 안심하고 학교에 학생들을 보낼 수 있도록 하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경주에서 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가 발생해 대학생 등 10명이 숨진 다음날인 2월18일 주재한 국무회의에서도 안전을 다시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사고를 계기로 다중 이용 시설물에 대해서 위험 요인이 없는지 안전점검을 다시 실시하라"며 "신학기를 앞두고 환영회 등 많은 행사가 예상되는데 집단 연수에 대한 긴급 안전점검을 실시하라"고 지시했다.

　박 대통령은 2월19일과 2월14일 국토, 해양, 환경과 법질서, 안전분야 업무보고에서도 각각 재난안전 관리와 국민안전을 관계 부처에 주문했다.

　특히 안전행정부 업무보고에서 "기초적인 안전시스템이 일선 현장에서 철저히 준수될 수 있도록 특단의 대책과 노력을 강구해야 된다"며 "사건이 터진후 기본적인 안전수칙만 지켰어도 불상사는 없지 않았겠느냐고 하는데, 이건 국민입장에서 너무 억울하고 형언할 수 없는 인재다"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관계 부처는 무엇보다도 감독을 철저히 하고, 일선 현장에서 각인이 되도록 힘써 주기를 바란다"고 거듭 강조했다.

　하지만 국정 최고 지도자의 국민안전과 재난관리에 대한 강도높은 주문에도 불구하고 결국 진도 여객선 침몰과 같은 대형 참사가 발생하면서 이번 대규모 희생은 결국 관재(官災)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강원도민일보/남궁창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