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 사고가 역대 최악의 대참사로 속속 드러나는 가운데 '안전 후진국'과 '무능한 정부'가 화(禍)를 키웠다는 여론이다.

　박근혜 정부는 '행정안전부'를 '안전행정부'로 개편하는 등 '안전'을 강조해왔다.

　박 대통령은 올들어 청와대 수석비서관 회의, 국무회의, 연초 업무보고 등을 통해 국민안전과 재난관리를 강조하며 관련 부처에 각별한 관리 감독을 지시했다.

　하지만 대통령의 국정 철학과 업무 지시는 현장에서 먹통이 됐고, 지난 2월 경주 리조트 지붕 붕괴사고에 이어 여객선 침몰사고가 발생했다.

　이번 참사는 '안전 후진국'이 자초한 전형적인 인재(人災)라는 지적이다.

　사고 원인으로 부실한 선원 교육과 허술한 출항전 선박 점검이 손꼽힌다. 

　선원 교육과 선박 점검은 여객 선사들이 조합원으로 참여한 한국해운조합에 위임돼 있지만 조합이 과연 선원들을 대상으로 비상시 구난구조 교육과 출항전 과적단속 등의 업무를 제대로 수행하고 있는지 의문이다.

　선사의 이익단체가 안전운항과 직결된 출항전 점검업무를 담당하다 보니 안전관리가 부실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또 해운조합이 선박의 안전운항을 책임지는 운항관리자를 채용하다 보니 운항관리도 문제가 많다.

　구명기구와 소화설비 등이 완비돼 있는지 확인하고, 선장이 선내에서 비상훈련을 실시했는지 점검하는 일도 운항관리자의 임무지만 기대할 수 없는게 현실이다.

　부실한 운항관리자 제도가 참사의 원인이 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번 참사는 재난관리에 '무능한 정부'가 화를 키운 관재(官災)라는 여론이다.

　지난해 대대적으로 개정된 '재난 및 안전관리기본법'이 지난 2월부터 시행되고 있다. 안행부에 재난안전 컨트롤 타워인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설치하고, 총괄기능을 맡긴 것이 골자다.

　하지만 이번 참사에서 중대본은 사고 접수후 한 시간 가까이 지나 구성됐고, 기능도 유관 기관이 보고하는 탑승자와 실종자 현황을 모으는 역할 밖에 하지 못했다.

　이 마저도 부정확하고, 오류 투성이어서 혼란을 초래하고, 국민의 분노를 샀다.

　정부가 지난 17일 범정부 대책본부를 목포 서해지방해양경찰청에 구성하고, 정홍원 국무총리가 본부장을 맡으면서 중대본이 유명무실해졌다.

　박 대통령이 현장을 찾아 대응방침을 제시한 것도 기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할 기회를 없앤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대통령의 의중과 지시만을 바라보는 공무원 사회의 고질병이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세월호 침몰사고의 1차 대응 기관은 해양경찰청이다. 그러나 해경의 초동대응은 아쉬운 면이 너무 많았다.

　선체 대부분이 수면 아래로 가라 앉고 30분 가량이 지난 16일 오전 11시24분쯤 잠수부가 최초로 투입됐지만 그 인원도 20명에 그쳐 초기 대응에 실패했다.

　실종자 생존에 필요한 '골든 타임'을 무능한 정부가 놓친 것이다. 

   강원도민일보/남궁창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