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1일 진도 여객선 침몰과 관련, "선장과 일부 승무원들의 행위는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용납될 수 없는 살인과도 같은 행태였다"고 질타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서 특별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해 이같이 지적하고 "선장은 진도 해상교통관제센터의 승객 탈출 지시를 따르지 않았고, 승객들에겐 제자리를 지키라고 하면서 자기들은 탈출을 했는데 이것은 법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도저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규정했다.

　또 "기본적인 운항관리 규정도 지키지 않아 위험을 자초했다"며 "세월호 선장과 승무원들이 평소 훈련을 했는지, 이런 기본적인 규정조차 지켜지지 않는데도 회사와 감독기관에서는 무얼 하고 있었는지 철저하게 밝혀내야 할 것"이라고 지시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 16일 진도 여객선 침몰사고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를 찾아 관계 공무원으로부터 현황을 보고받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사고를 접하고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더니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컸다"며 "국민들이 공무원을 불신하고, 책임 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그 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이고, 그 자리에 있을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질책했다.

　이어 "공무원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자리 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은 우리 정부에서는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은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이번 사고에 대해 엄정히 수사를 진행해서 한 점의 의혹이 없도록 철저히, 신속하게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음성적으로 해오던 많은 일들과 적당히 넘어가는 무사 안일주의에 대해 철저히 책임을 묻고, 바로 잡아서 재발되는 일이 없도록 해달라"고 지시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진도 여객선 대참사와 관련, 해운선사 관리 감독의 문제점과 공무원의 무사안일을 강도높게 질타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이어 "세월호 수입부터 면허, 시설 개조, 안전점검과 운항 허가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과정을 점검해서 단계별 문제점과 책임 소재를 명확히 밝히라"고 주문했다.

　박 대통령은 "저는 지난 7일 정부에 3000개가 넘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지만 현장에서 내용을 잘 모르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점검하라고 지시했다"면서 "그런데 이 지시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방증인데 위기대응 능력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하고, 근본적인 대안을 만들라"고 강조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오전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재난관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재촉구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은 이날 오후 실장 주재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고, 이날 오전 박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18개 항목별로 나눠 각 수석실별로 소관 사항을 배분해 해당 정부부처를 독려해 나가기로 했다고 민경욱 대변인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이어 "지난 20일 진도에서 기념촬영을 시도해 물의를 빚은 안전행정부 감사관의 사표를 즉각 수리해 해임 조치했다"고 밝혔다. 

   강원도민일보/남궁창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