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참사를 계기로 정부와 공직자에 대한 불신이 최고조에 달하면서 사태 수습후 청와대와 정부부처에 대한 대대적인 인적 쇄신이 예상된다.

　더구나 박근혜 대통령이 사고 일주일 여를 앞두고 재난 위기관리 매뉴얼 점검 등을 지시했지만 청와대와 정부가 대통령의 지시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되면서 이같은 전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대통령은 21일 청와대에서 수석 비서관 회의를 주재하면서 "저는 지난 7일 회의 때 정부에 3000개가 넘는 위기관리 매뉴얼이 있지만 현장에서 매뉴얼대로 작동하는지 점검하라고 지시했다"고 상기한뒤 "그런데 이번 사고를 보면 이 지시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고 지적했다.

　또 "사고를 접하고 현장에 내려가서 실종자 가족들을 만났더니 공무원들에 대한 불신이 너무나 컸다"며 "국민들이 공무원을 불신하고, 책임행정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는다면 그 자리에 있을 존재의 이유가 없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 진도 침몰 여객선 세월호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위한 촛불 기도회가 22일 강원도청 앞에서 춘천 YMCA 청소년동아리연합회 주최로 열린 가운데 참가자들이 희생자의 명복과 실종자의 무사귀환을 기도하며 노란 리본을 달고 있다.  강원도민일보/이진우 기자

　박 대통령은 "공무원들은 국가와 국민을 위해 존재하는 것인데 자리보전을 위해 눈치만 보는 공무원들은 우리 정부에서 반드시 퇴출시킬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 대통령의 추상(秋霜)과 같은 엄명은 실종자 가족들이 머물고 있는 진도 현지에서 기념촬영 논란을 일으켰던 안전행정부 국장에 대한 사표 수리로 현실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참사와 직접적으로 관계된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 강병규 안전행정부 장관, 김석균 해양경찰청장 등의 거취가 주목된다.

　아울러 지난 7일 수석 비서관 회의에서 박 대통령이 지시한 '위기관리 매뉴얼 점검 지시'를 소홀히 다룬 청와대 관련 수석실 등에 대한 인적 개편도 예상된다.

  

▲ 사고 발생 8일째인 23일 현재 진도 여객선 침몰로 희생자가 총 150명을 넘은 가운데 실종가족의 무사귀환을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의 참담함이 깊어지고 있다. <자료사진>

　박 대통령이 이 사안을 21일 회의에서 직접 거론하며 '대통령의 지시가 현장에서 제대로 지켜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는 점에서 지휘 라인에 대한 책임 규명과 적절한 후속 조치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여기에 정부와 청와대를 총괄하고 있는 정홍원 국무총리나 김기춘 비서실장 등의 책임도 적지 않다는 점에서 인적쇄신 폭은 더 커질 수 있다는 전망도 있다.

　수학 여행길 고교생 등 300여 명이 희생된 최악의 참사를 계기로 예상되는 정부와 청와대의 인적 쇄신이 공직기강 확립과 국민신뢰 회복에 전화위복이 될지 주목된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