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26일 오전 방한중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함께 서울 용산의 한미연합 사령부를 방문했다.

　북한의 제4차 핵실험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한미정상이 한미연합사를 함께 방문한 것은 1978년 연합사 창설 이래 처음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박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연합사령관인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미군사령관으로부터 연합방위태세 현황을 보고받으며, 한미동맹에 기반을 둔 대북 억지력을 직접 재확인했다.

　박 대통령은 먼저 양국 정상이 처음으로 연합사를 방문한 것에 대해 "뜻깊게 생각한다. 북한의 무력위협이 고조되고 있는 상황이라 더욱 의미가 크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고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확고한 한미연합 방위태세로 북한이 감히 도발할 수 없도록 강력한 억제력을 계속 유지해주시기 바란다"고 당부한 뒤 "여러분을 굳게 믿고 있다. We go together(우리는 함께 간다)"라며 연합사 장병들을 격려했다.

  

▲ 26일 박근혜 대통령과 한미연합사를 공동으로 방문한 오바마 미 대통령이 방명록에 한미동맹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우리는 함께 간다(We go together)"는 내용의 방명록을 작성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오바마 대통령도 "한미동맹은 수십년간 함께했던 노력과 희생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한미동맹은 군사뿐 아니라 경제와 정치를 비롯한 여러 면에서의 동맹이라는 점에서 성공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보고에 앞서 박 대통령이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60년 넘게 한미연합군은 공동의 자유를 위해 희생을 아끼지 않았다. 우리는 함께 갈 것이며(We go together), 우리의 동맹 관계는 결코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방명록이 놓여있던 책상이 1953년 7월 한국전쟁 정전협정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던 마크 웨인 클라크 장군이 정전 서명을 한 책상이라는 설명을 듣고 "수많은 사람들이 치른 희생을 나타내는 징표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국 정상의 이날 연합사 공동 방문은 4차 핵실험을 예고한 북한에 강력한 한미 연합 방위력과 대북 공조를 과시함으로써 북한이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경고하기 위한 행보로 분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한미연합사 방문에 이어 서울 용산미군기지에서 미군 장병과 가족 15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연설을 마지막으로 1박2일의 방한 일정을 마치고 아시아 순방 세번째 방문국인 말레이시아로 이동했다. 

   무등일보/김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