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시민이 청와대 홈페이지에 올린 글이 50만여 명의 접속을 기록하며 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네티즌 정모씨는 27일 청와대 홈피 자유게시판에 '당신이 대통령이어선 안 되는 이유'라는 글을 올렸다.

　정씨는 "지금의 대통령은 더 이상 대통령으로서 수행해야 할 임무 중 아주 중요한 몇 가지를 놓쳤다"며, 진도 여객선 참사로 드러난 정부의 무능을 질타했다.

　그는 "대통령은 자신이 해야 할 일이 뭔지 몰랐다. 리더의 역할은 적절한 곳에 책임을 분배하고, 밑에서 우왕좌왕하면 질서를 부여하는 역할이지, 현장에 달려가 생존자를 위로한답시고 만나는 일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또 "일이 안 되는 핵심 문제를 파악하고 최우선 의제를 설정하며 비용 걱정 하지 않도록 제반 책임을 맡아주는 것이 리더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은 평소 생명이 최우선이 아니라는 잘못된 의제를 설정한 책임이 있다"며 "시스템이 사람의 생명을 우선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대통령의 '구조에 최선을 다하라'는 지시가 헷갈렸던 것이다. 대신 구조를 멈추고 의전에 최선을 다한 사람들, 불리한 소식은 유언비어라 통제한 사람들, 행진을 가로막은 경찰들은 척척 움직였다. 이것이 이들의 매뉴얼이었기 때문"이라고 비판했다.

　정씨는 끝으로 "해야 할 일을 알려줘야 하는 대통령, 사람을 살리는 데 아무짝에 쓸모 없는 대통령, 책임질 줄 모르는 대통령은 필요없다"며 "진심으로 대통령의 하야를 원한다"고 밝혔다.

　화제의 글은 게재된 지 하루 만에 조회수 52만건을 넘어섰고, 28일 오후까지 청와대 홈피는 접속이 원활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정씨의 글이 청와대 홈피에서 사라지자 청와대는 브리핑을 자청했다.

　민경욱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을 찾아 "글을 올렸던 정씨가 자유게시판을 통해 해당 글의 삭제를 요청했다"면서 "하지만 자유게시판 글은 본인의 실명 인증후 삭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런 사실을 알려줬고, 정씨 본인이 삭제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정씨는 파문이 커지자 문제의 글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실 관계자는 "평소 청와대 홈피는 하루 7000~8000명이 접속하는데 최근에는 2~3배 늘었고, 28일은 접속량이 더 폭주했다"고 밝혔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