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대학 특성화 사업에서 가산점을 받기 위해 입학정원 감축규모를 수도권 대학은 3.8%, 비수도권 대학은 8.4%를 각각 계획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비수도권에서 그동안 우려했던 '대학 특성화 사업 = 지방대학 죽이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교육부와 한국연구재단은 대학 특성화 사업을 접수한 결과 160개 대학에서 989개 사업단이 신청했다고 7일 밝혔다.

　대학 특성화 사업은 대학의 강점 분야 중심으로 특성화 기반을 조성해 체질을 개선하는 사업으로, 정부는 올해 지방대학 특성화 사업에 2031억원, 수도권 대학 특성화 사업에 546억원을 지원한다.

　교육부는 이번 사업에서 2015∼2017학년도 입학정원을 2014학년도 대비 10% 이상 감축하면 가산점 5점을, 7% 이상∼10% 미만은 4점, 4% 이상은 3점을 준다.

　이번 사업에 신청한 대학의 자율 정원 감축률은 평균 6.8%로 집계됐다. 

　하지만 수도권 대학은 3.8%, 비수도권 대학은 8.4%로 나타났다.

　특히 권역별 입학정원 감축비율은 서울권이 3.0%로 가장 낮았고 경기인천권은 5.1%로 나타났다.

　반면 충청권 9.2%, 호남제주권 9.2%, 대구경북강원권 8.3%, 부산울산경남권 8.0%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정원을 감축하지 않기로 한 대학도 건국대, 고려대, 동국대, 서울대, 연세대, 이화여대 등 서울의 주요 대학에 집중됐다.

　하지만 호남·제주권과 충청권은 평균 감축률이 9.2%로 조사돼 가산점에서 만점을 받기 위해 최대 10% 감축을 결정한 대학이 대부분인 것으로 보인다.

　국내 모든 대학이 정원을 최대 10% 감축할 경우 수도권 대학에서 6000명, 비수도권 대학에서 1만4000명이 줄어들 것으로 추산된다.

　결과적으로 대학 특성화 사업을 명분으로 정부가 주는 재정지원을 받기 위해 입학생 모집과 학교 운영 등에서 상대적으로 더 어려운 비수도권 대학들이 입학 정원을 크게 줄이면서 지방대 위축이 심화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윤관석(새정치민주연합 인천 남동을) 의원은 “교육부의 지방대학 정원 감축 및 구조개혁 연계 방안은 결과적으로 지방대학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며 “지방대학 지원을 정원 감축과 연계한다면 교육여건이 열악한 지방대는 가산점을 위해 어쩔 수 없이 정원 감축을 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또 “수도권 대학과 지방 대학은 교육여건과 재학생 충원율, 취업률, 정원 감축 대비 가산점 등이 다른데 수도권 대학의 특성화 사업 평가지표와 지방대학의 평가지표가 동일하다”며 “동일한 지표로 평가할 경우 상대적으로 우월한 여건의 수도권 대학들은 재정지원과 정원감축을 고려할 수 있지만 지방대는 모든 기준을 100% 따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이어 “지방대 지원이라는 명분 하에 정원 감축이 지방대에 집중되고, 지방대 약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지방대 특성화 사업은 결국 '지방대 죽이기’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대학 특성화 사업은 큰 예산을 들여 지방대 구조조정만 부추기는 사업으로 전락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수도권 대학과 비수도권 대학의 평가지표를 달리하고,  지방대 육성 대책과 정원 감축을 별도로 시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