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초동 대응에 실패한 해양경찰청이 해체되고, 안전행정부의 인사, 조직, 안전기능도 신설되는 총리실 소속의 행정혁신처와 국가안전처로 이관된다.

　또 청해진 해운 특혜와 민관유착 등을 규명하기 위해 특별검사제와 여야 및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가 설치된다.

   이에 따라 오는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민심이 어떻게 반응할지 주목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가진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이같은 내용의 세월호 참사 후속 대책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에서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국민 여러분께서 겪으신 고통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이번 사고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최종 책임은 대통령인 저에게 있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대통령은 이 순간 담화 낭독을 잠시 중단하고 국민들에게 깊이 고개숙여 사과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 춘추관에서 세월호 참사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던중 이번 참사에서 친구, 제자, 승객 등을 살리고 숨진 단원고 학생과 선생님, 승무원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호명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박 대통령은 "지난 한달여 동안 국민 여러분이 같이 아파하고 같이 분노하신 이유를 잘알고 있다"면서  "살릴 수도 있었던 학생들을 살리지 못했고, 초동대응 미숙으로 많은 혼란이 있었고 불법과적 등으로 이미 안전에 많은 문제가 예견됐었는데도 바로 잡지 못한 것에 안타까워 하고 분노하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채 피지도 못한 많은 학생들과 마지막 가족여행이 되어버린 혼자 남은 아이, 그밖에 눈물로 이어지는 희생자들의 안타까움을 생각하며 저도 번민으로 잠을 이루지 못한 나날이었다"며 "그들을 지켜주지 못하고 그 가족들의 여행길을 지켜주지 못해 대통령으로서 비애감이 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은 이날 세월호 참사 초동 대응에 실패한 △해양경찰청 해체와 안전행정부의 인사와 조직, 안전기능의 총리실 소속 행정혁신처와 국가안전처 이관 △청해진 해운 특혜와 민관유착 등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검사제와 여야 및 민간이 참여하는 진상조사위원회 설치 등을 약속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 초동 대응에 실패한 해양경찰청 해체 등을 담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또 △공직 유관단체 기관장과 감사직에 공무원 임명 금지 △고시 위주의 공무원 채용방식의 혁신 △국가 재난통신망 조기 구축 △세월호 희생자 추모비 건립 및 국민 안전의 날(4월16일) 지정 계획 등을 발표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참사로 우리는 고귀한 생명을 너무나 많이 잃었다"며 "그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의 개혁과 대변혁을 만들어 가는 것이 남은 우리들의 의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가 개혁을 이뤄내지 못한다면 대한민국은 영원히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는 나라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를 마무리하며 어린 동생에게 구명조끼를 입혀 탈출시키고 실종된 고 권혁규 군, 친구를 구하기 위해 물속으로 뛰어들어 사망한 고 정차웅 군, 세월호 침몰사실을 가장 먼저 119에 신고하고도 정작 본인은 돌아오지 못한 고 최덕하 군, 제자들을 구하고 숨진 고 남윤철, 최혜정 선생님, 마지막까지 승객들의 탈출을 돕다 생을 마감한 고 박지영, 김기웅, 정현선 씨의 이름 하나하나를 호명하며 말을 제대로 잇지 못하고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박 대통령은 끝으로 "세월호 침몰사고는 우리 역사에 지우기 힘든 아픈 상처로 기록될 것"이라며 "하지만 이번 사고를 계기로 진정한 '안전 대한민국'을 만든다면, 새로운 역사로 기록될 수도 있을 것이며, 그 막중한 책임이 국민 모두에게 주어져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 박근혜 대통령이 19일 오전 청와대에서 세월호 참사와 관련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 청와대 제공>

　이어 "우리는 국가적으로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하나로 단합해서 위기를 극복한 저력과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이제 좌절에서 벗어나 앞으로 나아가야 하고,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고 새롭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은 담화후 우리나라가 아랍에미레이트(UAE)에 건설중인 원전 1호기 원자로 설치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이날 오후 1박2일 일정으로 UAE 방문길에 올랐다.

　이번 원자로 설치는 우리 기술로 만든 원자로가 국제 무대에 데뷔하면서 기술과 안전성을 인정받는 계기라는 점에서 박 대통령이 직접 참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은 하지만 UAE 방문과 함께 계획했던 쿠웨이트 등 인접 중동 주요국가에 대한 순방은 세월호 참사 후속대책 마련을 위해 모두 취소했다.

　청와대는 총리 인선 및 개각 등의 인적 개편은 박 대통령의 UAE 방문이후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