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의 안철수 공동대표는 27일 "지방선거 결과를 여론조사만 믿고 유불리를 따지는 것은 옳지 않다"며 "유권자들에게 믿음을 주면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안 공동대표는 이날 국회 당 대표실에서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과 가진 '6.4 지선 당 대표에게 듣는다'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하고 "21세기는 수평적 네트워크의 시대, 분권의 시대로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아니라 수평적으로 연대하며, 모든 영역에서 권한과 책임을 나눠 갖는 질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인터뷰의 주요 내용을 정리한다.

　- 이번 지방선거는 세월호 참사 등으로 인해 정책 없는 선거라는 평가가 많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선거에 어떤 지역정책을 내놨나.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7일 국회 대표실에서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 회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국제신문 이용우 기자>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계기로 인간의 행복과 인간의 존엄한 가치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다시 한 번 깨닫게 됐다. 이제 우리나라는 인간의 존엄성을 가장 중시하는 인간존엄 사회로 가야 한다. 정치는 인간존엄 사회를 만드는 도구여야 한다. 우리 당은 이번 선거를 통해 어느 지역에 살든 모든 국민이 공정하고, 정의로운 삶의 기회와 희망을 꿈꿀 수 있는 '지역격차 없는 대한민국'을 만들어 내겠다고 약속했다. 지역별로 대학긿연구소-기업-지원기관을 연계한 전략산업 육성을 통한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 지방의 교육긿의료긿문화 수준 향상, 명실상부한 지방분권과 재정분권 실현, 국토균형발전을 위한 권역별 현안 사업의 차질 없는 추진 등을 통해 지역발전에 더욱 힘쓰도록 노력하겠다"

　-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이끈 참여정부의 적통(適統)을 잇고 있다. 참여정부는 분권과 분산 등 지역정책에 철학을 갖고 있었다. 이 부문에서 무엇을 계승 발전시키고 있나.

　"21세기는 수평적 네트워크의 시대, 분권의 시대다. 수직적인 위계질서가 아니라 수평적으로 연대하며, 모든 영역에서 권한과 책임을 나눠 갖는 질서가 필요하다. 그러한 방향으로 가는 것이 대한민국의 미래 모델이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지방분권, 국가균형발전이 중요하다. 우리 당은 지방분권에 대한 확고한 신념과 비전을 가지고, 이를 바탕으로 지방분권을 위한 노력을 계속 해나갈 것이다. 진정한 민주주의는 분권에서 출발하고 적절하게 견제와 균형이 잘 맞춰져야 대한민국의 경쟁력을 가져온다는 근본적인 믿음이 있다. 지난 민주정부 10년간 두 대통령께서 관심을 갖고 추진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 이후 야당으로 한계도 있었지만 그동안 지역문제에 소홀했다는 지적은 일정 부분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해서 다수당이 되고, 정권교체가 되면 착실하게 실천해 나가겠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7일 국회 대표실에서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 회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국제신문 이용우 기자>

　- 전국적으로 여야 어느 후보가 단체장이 되더라도 심각한 재정문제 때문에 정상적인 지방자치단체 운영이 어렵다. 

　"정치 시작 이전부터, 지난 대선때도 지방자치단체가 바로 서야 진정한 민주주의가 발전하고, 경제성장을 가져올 수 있다고 여러번 강조했다. 사업할 때 보니 제조업 대표들은 대부분 수직적 조직을 선호하고, 인터넷 쪽 대표들은 수평적 조직을 선호했다. 그들은 절대 먼저 얘기 안하고 다른 사람들 얘기를 주로 듣는다. 그 중에 창의적인 얘기 10개 중 하나만 선택해도 혁신이 이뤄지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도 '창조경제'를 말하는데 받아쓰기 하는 문화에선 창조가 나올 수 없다. 수평적 리더십과 권한 위임 등이 꼭 필요하다. 국세와 지방세 등 재정문제도 여전히 중앙에서 쥐고 있는, 불균형 문제의 해결이 전제되야 한다. 지방정부에 권한을 준 만큼 재정 권한도 줘야 한다"

　- 이번 지선에서 수도권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새정치민주연합 광역단체장 후보들이 선전하고 있다. 선거결과를 어떻게 전망하나.

　"그건 알 수 없다. 여론조사가 민심을 정확하게 반영하지 않는 사례가 직전 지방선거에서도 있었다. 그래서 여론조사를 보고 유불리를 판단하는 관점이 아니라 지방정부를 잘 운영하겠다는 믿음을 주는 게 최우선이라고 생각한다. 우리 당 후보들도 그렇게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 세월호 참사의 아픔이 너무크다. 원인과 해법을 어디서 찾고 있나.

　"대한민국은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 왜 우리 국민들이 구할 수도 있었던 소중한 가족과 친구, 이웃을 잃어야만 했을까. 우리는 차가운 바다에서 고귀한 생명들이 사라지는 것을 생생하게 지켜봐야만 했다. 우리의 밑바닥을 본 것 같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속도가 중요한 나라, 과정보다 결과를, 질보다 양을, 기본보다 효율을 중시하는, 기본과 원칙은 무시되고 편법과 변칙이 난무하는 우리의 민낯을 보게 된 것이다. 참사가 다시 일어나지 않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리 모두 달라져야 한다. 정치인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반성을 했다. 사람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고, 속도와 효율만을 앞세웠던 우리 사회의 문제에 저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도 달라져야 한다. 국민과 더 소통해야 한다. 국민의 목소리를 경청해야 한다. 그리고 머리를 맞대고 국회와 상의하는 함께하는 정치, 통합의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 국민통합의 정치가 가능하다. 우리 당은 '세월호 참사 특별법'을 이른 시일에 제정해서 다시 이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도록 하겠다. 희생자 유가족 분들에 대한 대책과 진상규명을 통한 책임자 처벌, 그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 개선안을 특별법에 담도록 하겠다. 이번 선거에서 세월호 참사에 대해 성심껏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치세력만이 국민에게 평가받을 것이라고 믿는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7일 국회 대표실에서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 회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국제신문 이용우 기자>

　- 만약 '안철수 대통령'이었다면 세월호 참사를 어떻게 대처했을까 궁금하다.

　"대선 당시 여성단체 관계자가 질문했다. 세 후보의 공약이 다 같은데, 도대체 누굴 찍어야 하느냐고. 그래서 공약의 '우선 순위'를 보시라고 답했다. 사람의 경험과 가치관에 의해 가려지는 우선 순위에 따라 5년 후 대한민국의 모습이 달라진다고 말이다. 인사도 마찬가지다. 나라에 인재가 얼마나 많나. 내가 만난 사람, 아는 사람만 기용하면 인재풀이 크게 줄어든다. 안대희 총리 후보자도 결국 아는 사람 중에서 나온 분 아닌가. 쓴소리 하는 사람이 결국 성공하는 대통령, 성공하는 나라를 만들어 준다"

　- 여권은 세월호 비극을 지방선거에 이용하지 말라고 한다. 반론을 해 달라.

　"지방선거 승리가 아무리 중요해도 국가적 참사 앞에 정치적 계산은 있을 수 없다. 지금 국민들은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국가는 무엇인가? 정치는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를 대신해 일하는 정치인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는가? 이번 선거는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드려야 한다. 선거의 승패는 정당과 후보자가 얼마나 국가와 사회에 대한 깊은 책임감과 소명의식을 가지고 있는가에 따라서 결정될 것이다. 국민들의 눈물을 진심으로 닦아 줄 후보에게 표를 주실 것이다. 국민이 슬픔과 분노를 표를 통해서 말씀해 주실 거라 믿는다. 선거를 통해서 사회가 변화할 수 있다. 국민은 표로써 준엄하게 말씀해 주셔야 정부와 여당도 국정기조를 바꾸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위해 더욱 책임지는 모습을 갖춰 나갈 것이다"

　- 새정치민주연합은 최근에 실시된 대선과 총선에서 모두 패배했다. 이번 지선이 갖는 의미가 있다면.

　"우리 당은 지난 3월26일 역사와 국민 앞에 선보였다. 그리고 처음 맞이하는 전국단위 선거다. 정치적 의미보다는 세월호 참사이후 새로운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건설해 나가는 시작점이라고 생각한다. 국민의 생명과 행복을 무엇보다 먼저 지키는 안전한 대한민국을 누가 만들 수 있는지, 국민을 지키고 국민의 눈물을 진심으로 닦아 드리는 당이 누구인지 확인하는 선거가 될 것이다"

　- 광주시장 후보 공천이 이슈가 됐다. 그동안 천명했던 '새정치'와는 달리 밀실, 야합, 낙하산 등 '구정치'의 전형이라는 평가도 있다.

　"공천과정에서 충분히 상의를 드렸어야 했는데 그렇게 하지 못한 점이 많이 아쉽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하지만 밀실이나 야합 같은 비판은 맞지 않다. 윤장현 후보는 절차에 따라서 최고위원회 의결을 거쳐 적법하게 공천한 후보다. 그리고 원래 전략공천이라는 것은 기존 정당의 벽에 막혀 정치권 바깥의 좋은 인물들을 영입하기 위한 수단이다. 참신한 신인들이 조직이나 세력이 없어 정치권에 들어올 수 없는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전략공천이라는 제도를 만든 것이다. 지금 우리 당에서 원로와 중진으로 활동하고 있는 지도자들 중에 많은 분들이 과거 전략공천으로 들어오셨다"

 

▲ 안철수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7일 국회 대표실에서 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 회원들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 국제신문 이용우 기자>

　- 국회 안팎에서 개헌 논의가 있다. 하지만 주로 중앙권력의 분권에 집중되는 모습이다. 지역에서는 '지방분권형 개헌'을 기대하고 있다. 개헌 방향은 무엇인가.

　"지방의 경쟁력은 국가의 경쟁력으로 이어진다. 지방 자치권을 보장하고 강화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의 정치권력은 중앙집권적 구조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방정부가 지역발전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 지방분권의 실현을 위해 정치권에서도 많은 노력을 하겠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