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시아를 순방 중인 박근혜 대통령은 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국회 제출과 관련, 오는 21일 귀국 이후 재가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이 밝혔다.

　민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박 대통령의 첫 순방국인 우즈베키스탄의 고도(古都)인 사마르칸트로 출발하기 직전 대통령 전용기 안에서 브리핑을 하고, "대통령은 귀국한 뒤 총리 임명동의안과 인사청문 요구서의 재가를 검토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이어 "순방 중에는 중요한 외교·경제 일정에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 대통령이 귀국 이후로 임명동의안 및 청문요청서의 재가를 미룬 것은 시간을 갖고 문 후보자를 둘러싼 민심의 향배를 지켜보겠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 여권 중진의 퇴진 요구에 이어 박근혜 대통령이 임명 동의안 국회 제출을 미루면서 낙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 <자료사진>

　특히 귀국 후 재가가 아니라 재가 여부를 검토하겠다고 밝혀 임명동의안의 국회 제출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여권에서도 문 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 '불가'(不可) 분위기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이완구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의원총회에서 "절차적 민주주의를 지켜가면서 의원 한분 한분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면서 "국민 여론도 경청하면서 당의 입장을 지혜롭게 정해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에는 당론이라 해서 설득하고 했지만 한분 한분이 헌법기관이기 때문에 독자적인 의사 결정권을 존중한다"고 밝혔다.

　초선의 김상민 의원은 비공개 의총에서 "문 후보자가 자진 사퇴하는 게 당과 박근혜 정부에 모두에 유익하다"고 문 후보자의 자진 사퇴를 재촉구했다.

　서청원 의원은 이날 인천 축구 전용 경기장에서 월드컵 대(對) 러시아전을 시청하면서 전날보다 더 직설적인 표현으로 문 후보자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고, 김무성 의원도 기자들과 만나 여론이 지지하지 않으면 거취를 스스로 결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디어로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