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 앙카라 대통령궁에서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공동언론발표를 하고 있다. /대통령실제공

중동·아프리카 순방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24일(현지시간) 튀르키예를 국빈 방문해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과 103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두 정상은 양국의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확대·발전시키기로 했고 원전과 도로 인프라, 보훈 분야 협력 강화를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특히, 양국은 이번 MOU를 통해 원자로 기술, 부지평가, 금융 및 사업모델, 원전 프로젝트 이행 등 원자력 분야에서 다각도로 협력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공동 워킹그룹을 구성하고, 원자력 관련 정보와 경험도 공유할 계획이다. 원자력 전문 인력 간 교류도 추진한다.

이 대통령은 정상회담 직후 공동언론발표에서 원전 사업을 언급하며 "한국의 우수한 원전 기술과 안전 운영 역량이 튀르키예의 원전 개발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원자력 MOU 체결과 관련해 "튀르키예가 추진 중인 시놉제2원전 사업에서 한국이 부지평가 등 초기 단계부터 참여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해 향후 사업 수주까지 이어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평가했다. 튀르키예 정부는 2050년까지 20기가와트(GW) 규모의 원전 건설을 추진하고 있는데, 그 중 한 프로젝트가 시놉 원전이다. 한국전력은 2023년 시놉 원전 건설 예비입찰서를 제출했다.

이 대통령은 방산 분야 협력과 관련해선 "공동 생산, 기술 협력, 훈련 교류 등에 있어 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며 "이를 통해 '알타이 전차 사업' 같은 성공적인 협력 사례를 더 많이 만들어 양국 방위 산업 역량을 강화하고 평화와 안보 증진에도 기여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튀르키예 최초의 양산형 주력 전차인 알타이 전차는 한국산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다만, 방산 협력 MOU는 이번에 맺어지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바이오 분야에서 튀르키예 정부가 추진하는 '혈액제제 자급화 사업'에 한국 기업 SK플라즈마가 참여하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며 "특히 우리 양국이 '혈맹' 관계인 점을 생각하면 이번 사업의 의미가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고 했다.

이날 도로공사와 튀르키예도로청의 도로 인프라 분야 협력 MOU도 체결됐다. 대통령실은 "튀르키예 도로청이 발주할 대규모 도로 민관합작투자사업(PPP)에 우리 기업의 참여가 촉진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밝혔다. '형제의 국가'로 불리는 양국 간 보훈 협력 MOU도 성사됐다. 참전용사 후손 교류 등의 내용이 담겼다. 튀르키예는 한국전쟁 때 16개 국제연합(UN) 참전국 중 미국·영국·캐나다에 이어 네 번째로 많은 군인을 한국에 파견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우리는 한국 전쟁에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같은 전쟁에서 함께 싸우며 피를 맺은 형제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우리에게 두 번째로 큰 무역 파트너이며 양국이 설정한 150억 달러 교역 목표를 거의 달성했다"며 "(정상회담에서) 보다 균형 잡힌 무역 관계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의 재검토 필요성도 강조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오늘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와 중동 정세 등 다양한 글로벌 현안에 대해서도 폭넓은 의견을 교환했다"며 "우리의 대북 정책에 대한 에르도안 대통령과 튀르키예 정부의 일관된 지지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어 "우리로서도 중동 정세에 있어 평화 증진을 위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노력을 높이 평가한다"고 했다.

양 정상은 정상회담 후 '한·튀르키예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공동성명'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이번 공동성명이 정상회담에서 논의된 제반 사항을 원활히 추진하기 위한 좋은 지침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튀르키예의 '국부(國父)'로 여겨지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의 묘소를 방문했다.

이 대통령은 25일엔 한국전 참전 용사 묘소에 헌화하고, 현지 동포들과 오찬 간담회를 가진 뒤 귀국길에 오를 예정이다.  대구신문/이기동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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