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3월부터 기초정부를 중심으로 본격 시행되는 통합돌봄정책이 전담조직과 인력은 물론 사업비조차 턱없이 부족해 행정·재정적 보완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통합돌봄은 일상생활이 힘든 노인이나 장애인 등이 거주 중인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의료·요양·돌봄 서비스를 통합·연계하는 제도로 이재명 정부의 국정과제이지만 ‘속 빈 강정’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사)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손균근 이사장이 인사말 하고있다. (사진=송민수 기자)
(사)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손균근 이사장이 인사말 하고있다. (사진=송민수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개호 국회의원, 국민의힘 이인선 국회 성평등가족위원장,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재)돌봄과미래, (사)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이 27일 국회에서 공동주최한 ‘통합돌봄 내년 3월 시행 문제없나’라는 토론회에서 이같이 밝혀졌다.

이인선 위원장이 축사하고 있다.
이인선 위원장이 축사하고 있다.

12회 지방자치의 날(29일)을 앞두고 열린 이날 토론회에서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김이배 전문위원은 발제를 통해 전국 52개 시군구를 대상으로 통합돌봄 사업 준비실태를 조사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먼저 인력과 조직을 확보한 기초자치단체는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이는 인건비 부족으로 통합돌봄에 필요한 사회복지사나 간호·보건직 채용을 하기 어려운 탓으로 분석됐다. 김 전문위원은 “본청, 읍면동, 보건소 등 전담인력배치가 필요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 기초자치단체 가운데 재정자립도 하위 80%(183개 단체)에 예산을 30~50% 차등지원하고, 상위 20%는 지원하지 않는다. 김 전문위원은 “내년 첫 시행 때는 모든 기초단체에 재정지원이 필요하고, 국고 보조비율은 70~80%는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농어촌 지역의 경우 단기돌봄과 주거지원 등 돌봄자원이 부족하고 자체재정이 열악해 돌봄필수인프라 구축이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변재관 박사(돌봄과미래 정책위원장)가 좌장을 맡아 이어진 토론에서 윤주영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기초정부의 통합돌봄 전담조직 내 다직종 협력 구조를 통한 복합 욕구 대응을 위해 간호·보건직 공무원 배치를 확대하고, 민간 의료기관이 제한적인 농어촌 보건소의 진료기능을 1차 의료기관 수준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시범사업 경험조차 없는 약 90%를 포함해 대부분의 기초지자체는 제대로 된 준비없이 통합돌봄 체계를 만들고, 운영해야 하는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이는 통합돌봄 운영의 상당부분을 외부에 위탁하는 '전문기관 의존성'을 구조화해, 지역성이 강조되어야 하는 통합돌봄의 취지를 무효화 시키는 문제로 연결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동석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통합돌봄에 장애인을 포함하기로 했으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조차 나오지 않은 상황으로, 통합돌봄 정책 의사결정구조에 장애계의 참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주장했다.

변재관 박사는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하는 예산, 인력, 조직  확충 등의 쟁점이 다음달부터 시작되는 예산국회에서 적극 반영되어, 내년이 명실상부한 '통합돌봄의 원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앞서 토론회 개회사에서 이인선 국민의힘 국회의원(국회 성평등가족위원장)은 “통합돌봄이 안착하기위해 중앙정부의 체계적인 지원, 지속가능한 재정 확보, 지자체의 자율성과 실행력을 보장하는 현실적인 제도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개호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은(국회 보건복지위원회) “통합돌봄은 대한민국의 돌봄서비스가 도약하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정부나 지자체 준비가 미흡한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조재구 대한민구시장군수구청장협회의 대표회장(대구 남구청장)은 “지자체가 통합돌봄의 수행주체로서 실질적 권한과 자원을 갖출 수 있도록 제도적·재정적 지원이 병행돼야 한다”며 “통합돌봄이 성공하기위해서는 지방분권과 현장중심의 원칙이 지켜져야한다”고 강조했다.

 (재)돌봄과 미래 김용익 이사장은 환영사를 통해 “돌봄은 기초자치단체가 해야 할 가장 본질적인 고유업무”라며 “예산,인력,조직이 제대로 확보되지 않아 사업수행에 어려움을 겪는 현실을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가자”고 말했다.

(사)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이기동 회장이 개회사 하고있다. (사진=송민수 기자)
(사)한국지역언론인클럽(KLJC)이기동 회장이 개회사 하고있다. (사진=송민수 기자)

KLJC 이기동 회장은 “고령화와 수도권 인구집중으로 지방에는 지원이 절실한 돌봄대상이 늘어나고 있지만 의료와 돌봄 인프라 부족으로 통합돌봄의 온기를 체감하기 어렵다”며 “중앙정부가 통합돌봄의 성공을 위해 과감한 지원에 나서달라”고 밝혔다.

[파이낸스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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